김영훈 "사회적 대화" vs 김정관 "이윤,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
삼성 임협서 촉발된 초과이익 논쟁, 정부 내 정책 우선순위 온도차
(좌) 노동부 김영훈 장관. (우) 김정관 산업부 장관.ⓒ뉴시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계기로 불거진 반도체 대기업의 초과이익 배분 논의를 두고 정부 내에서도 결이 다른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분배를 화두로 던진 반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금은 이윤을 미래 투자의 재원으로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같은 기업 이익을 두고 노동부는 '분배'를, 산업부는 '재투자'를 앞세운 셈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공지능(AI) 시대의 승부는 압도적인 속도와 규모에서 갈린다"며 "지금은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내는 이윤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단 한 번의 투자 실기조차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우리 기업들을 회복하기 어려운 패자의 길로 내몰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머뭇거림이 아니라 결단이며, 분산이 아니라 집중"이라고 했다.
김정관 장관의 메시지는 최근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꺼낸 초과이익 분배론과 대비된다. 김영훈 장관은 지난 27일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사회적 대화밖에 없다"며 다음 달 1일 노동부 주관 긴급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훈 장관은 이후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강제적으로 관여할 권한도, 생각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거위 배 가르기가 아니다"라며 "양극화 해소, 기업경쟁력 제고라는 동반성장 제안"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산업부 수장은 AI 반도체 경쟁 국면에서 기업 이익의 우선순위는 투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능력, 선단 공정,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첨단 패키징까지 대규모 선제 투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초과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보다, 이를 얼마나 빠르게 다음 세대 기술과 설비 투자로 연결할 것인가가 더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으로 읽힌다.
정부 내 두 장관의 메시지가 갈린 배경에는 삼성전자 임금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성과급 논란이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직전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등 영업이익 연동형 보상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초과이익을 노동자, 협력사, 사회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과 정부로 번졌다.
이 논의는 기업의 투자 재원과 주주권 논쟁으로까지 확장된 상황이다. 재계와 주주단체는 정부 주도의 초과이익 분배 논의가 자칫 민간 기업의 이익 처분에 대한 외부 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도체처럼 막대한 연구개발과 설비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는 이익을 배분하기보다 미래 경쟁력 확보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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