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같이 쓰라고요?” 입원실 성별 구별 의무 폐지

김혜민 기자 (gpals4965@dailian.co.kr)

입력 2026.05.29 14:16  수정 2026.05.29 14:18

ⓒ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가 병원 입원실을 남녀별로 반드시 구분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7월 6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병원 입원실을 남녀별로 구분해 운영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다.


현재 의료법 시행규칙 제 35조의 2 제 2호는 입원실을 남녀별로 구별해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복지부는 해당 규정이 병상 자원을 경직되게 운영하게 만든다고 보고 개선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해 4월 광주광역시의 건의에서 시작됐다. 부부나 직계가족이 같은 병실을 이용하지 못해 간병 부담과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복지부가 이를 규제 개선 과제로 채택한 것이다.


복지부는 개정안이 남녀 환자를 무조건 같은 병실에 배정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부부나 가족, 어린이 환자처럼 환자가 원하거나 의료적으로 필요한 경우 병실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또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실제 현장에서는 환자 안전과 병상 상황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도 부부나 가족이 2인실을 함께 사용하는 사례가 있고 어린이병원은 남녀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전국 중환자실 역시 치료 효율성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현행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상당수가 규정 위반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자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병실에서 환복이나 소변줄 교체, 주사 처치 등 신체 노출이 동반되는 치료가 이뤄지는 만큼 남녀 혼용 병실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부는 기존에도 병원 내 성범죄나 무단 침입 사례가 발생했다며 성별 분리 원칙 완화 자체가 환자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무분별한 남녀공용 병실 운영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과 관련 단체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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