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만 100번” 빈살만, 트럼프 ‘아브라함 협정’ 압박에 폭발

김혜민 기자 (gpals4965@dailian.co.kr)

입력 2026.05.27 17:23  수정 2026.05.27 17:24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25년 11월18일 백악관을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스라엘과의 외교 정상화가 골자인 ‘아브라함 협정’ 체결을 압박하자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격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동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거듭 요구했고, 이에 빈 살만 왕세자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모로코·수단 등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일련의 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에도 사우디 등 중동 주요 국가들로 협정 참여를 확대하려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 정상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협정 체결 문제를 다시 언급했다.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는 이같은 압박에 상당한 피로감과 분노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미 ‘노(NO)’라고 100번은 말했고 앞으로도 또 100번은 더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 격분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앞서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 시절 미국과의 방위 협정을 조건으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검토한 바 있다.


당시 협상은 상당 부분 진전됐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대한 명확한 보장을 거부하면서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현재 사우디는 이스라엘에 관계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로드맵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가자 전쟁과 최근 이란 갈등을 거치며 사우디 내부의 반이스라엘 여론이 더욱 악화한 것도 변수로 꼽힌다. 더타임스는 이란이 중동 지역의 위협이라는 점은 확인됐지만 동시에 이스라엘 역시 미국을 분쟁에 끌어들이는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전형적인 트럼프식 접근이자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 한 요구”라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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