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서 병사 끌어안고 입맞춤…하사의 도 넘은 성추행

김혜민 기자 (gpals4965@dailian.co.kr)

입력 2026.05.26 09:52  수정 2026.05.26 09:52

ⓒ 게티이미지

한 육군 부대에서 간부가 병사를 수개월간 강제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지휘부가 이를 묵인해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경기도 한 육군 부대에서 남성 하사가 남성 상병을 강제추행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피해자인 A 상병은 “지난해 5월부터 가해자인 B 하사가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신체 접촉을 했고 10월부터는 억지로 껴안고 입을 맞췄다”며 “밤샘근무 뒤 생활관에서 자고 있는데 팔베개를 하며 자장가를 불렀고 저를 들어 올려 몸 위에 올리는 등 강제추행이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가 있을 때마다 손을 뿌리치거나 몸을 밀어내고 자리를 뜨는 등 강하게 저항했지만 가해자를 멈추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 상병의 신고는 지난 1월 23일 처음 부대에 접수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피해자 보호나 가해자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소대장 C 씨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면담한 뒤 사안의 심각성을 파악해 중대장에게 보고했지만 20여일 동안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군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지휘관은 피해 사실을 인지하면 피해자에게 고충 처리 절차를 안내하고 성고충센터에 즉시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중대장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사이 추가 피해도 이어졌다고 한다.


A 상병은 “가해자가 신고자가 누구인지 찾겠다며 폭언을 하고 다른 병사 2명을 폭행했다”며 “너무 무섭고 불안해 자살 충동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가해자는 A 상병 옷 속에 손을 넣고 껴안는 등 추가 추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대장 C 씨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추행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며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에게 다시 알렸지만 ‘바쁜데 꼭 지금 이야기해야 하나’라는 식의 반응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결국 C 씨가 대대장에게 직접 보고한 뒤인 지난 2월13일 사건은 성고충센터에 접수됐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실제로 분리된 것은 최초 신고 한 달이 넘은 지난 2월 27일이었다. 가해자는 이후 다른 부대로 전출됐다.


A 상병은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기분이었다”며 “스트레스로 일주일에 5㎏씩 빠졌고 지금도 약 없이는 잠을 못 잔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를 도왔던 소대장 C 씨 역시 보복성 불이익을 주장했다.


C 씨는 “부대에서 내부고발자로 찍혔다”며 “지휘관들이 말을 걸지 않고 업무도 주지 않아 출근해 가만히 앉아 있다 퇴근한 적도 있다. 인사평가에서도 처음으로 D등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사건을 보고받고도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지 않은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은 2차 가해로 신고돼 조사가 끝났다. 징계위원회 회부 등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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