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위 분짠, KLPGA 사상 최초 ‘태국인 챔피언’ 등극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5.24 18:11  수정 2026.05.24 18:11

짜라위 분짠. ⓒ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태국발 폭풍이 몰아쳤다. 두 번이나 시드전을 치르며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2년 차 짜라위 분짠(태국)이 한국 무대 데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분짠은 24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제14회 E1 채리티 오픈 마지막 날 3라운드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분짠은 무서운 뒷심으로 추격해온 이율린(8언더파 208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억 8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KLPGA 투어 역사상 태국 국적의 선수가 정규 투어 정상에 오른 것은 분짠이 사상 최초다. 또한 이번 분짠의 우승으로 E1 채리티 오픈은 ‘생애 첫 우승자’를 무려 7명이나 배출한 KLPGA 대표 신데렐라 등용문으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조건부 시드에 머물다 지난 2024년 11월 KLPGA 시드전(16위)을 통해 한국 땅을 밟은 분짠의 정착기는 순탄치 않았다.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17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했고, 상금 순위 92위로 밀려나며 허망하게 시드를 잃었다.


지옥 같다는 시드전으로 다시 쫓겨난 분짠은 포기하지 않고 15위로 출전권을 재확보해 2026시즌에 간신히 복귀했다. 올 시즌 앞선 5개 대회에서도 겨우 컷 통과에만 만족해야 했던 분짠이었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완전히 달랐다. 1라운드부터 매서운 샷감을 뽐내더니 최종일 챔피언조의 압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보여줬다.


공동 2위에 2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분짠은 초반 위기를 맞았다. 4번 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진 뒤 20m 거리에서 스리 퍼트를 범하며 첫 보기를 적어낸 것.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주춤한 사이, 무서운 기세로 타수를 줄인 이율린이 1타 차 턱밑까지 추격하며 분짠의 숨통을 조였다.


짜라위 분짠. ⓒ KLPGA

그러나 분짠의 진가는 승부처인 후반 홀에서 드러났다. 11번 홀(파4)에서 4.5m짜리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정교하게 떨어뜨리며 분위기를 바꿨고, 이어진 12번 홀(파5)에서도 티샷 러프 실수를 완벽한 어프로치로 만회하며 2.4m 버디를 낚아채 2연속 버디로 이율린과의 격차를 다시 2타 차로 벌렸다.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13번 홀(파4)이었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지며 대형 위기를 맞았으나, 자로 잰 듯한 벙커샷으로 공을 홀 바로 앞에 붙인 뒤 침착하게 파를 세이브하며 사실상 우승의 쐐기를 박았다. 완전히 기세를 잡은 분짠은 남은 5개 홀을 완벽하게 파로 막아내며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편 막판까지 불꽃 튀는 추격전을 벌인 이율린은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올 시즌 첫 톱10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그 뒤를 이어 서교림과 이다연이 나란히 7언더파 209타로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짜라위 분짠.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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