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잇따르는 지하철 냉방 민원…AI 활용해 선제적 온도 조절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5.22 15:00  수정 2026.05.22 15:01

전체 서울지하철 관련 불편 민원 중 냉방·난방 관련 78.4%

열차 내 더위 호소 민원 뿐만 아니라 '과도한 냉방' 민원도 적지 않아

'AI 활용 객실 적정 온도 제어 시스템', 지난달 서울 창의발표회 대상 수상

서울교통공사 "객실 양쪽 끝 온도 낮아…체감 상태 따라 자리 이동하면 돼"

서울교통공사가 22일 공개한 냉방 관련 민원 현황. ⓒ서울교통공사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파워냉방 안되나요." "너무 추우니 에어컨 약하게 해주세요."


지난해 서울지하철 1호선~8호선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전체 불편 민원 중 78.4%가 냉방·난방 관련 민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 측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온도 제어 시스템 가동에 나서는 등 냉방·난방 민원 폭증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서울교통공사는 냉난방 운영 원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해 불편을 줄이고 긴급 민원 대응력도 함께 높인다고 22일 밝혔다.


4년 만에 냉난방 민원 20% 증가…개인별 체감온도 차이


최근 기후변화로 여름철 폭염이 길어지고 강해지면서 냉난방 민원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 서울교통공사 측 설명이다.


특히 올 여름(6월~8월)은 평년기온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기상기구(WMO) 다중모델앙상블 선도센터가 한국 기상청과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등 12개국 기상청과 관계기관의 기후예측모델 자료 525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올 여름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높을 확률은 58%∼76%로 높았다.


이와 함께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전국 여름철 평균 폭염일수는 24.0일로 평년 10.6일의 2.3배에 달했다. 같은해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39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 기간이 구조적으로 길어지는 양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 내 냉방 관련 민원 역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체 불편사항 관련 민원 중 열차냉난방 관련 민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21년 58.7%에서 지난해(2025년)에는 78.4%로 약 20% 늘어났다. 냉난방 관련 민원 중 대부분은 '열차 내부가 덥다'는 민원이었다.


하지만 열차 내 에어컨은 승무원이 임의로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서울교통공사 측은 밝혔다. 열차 냉난방 시스템은 환경부 고시에 따라 여름철 24도, 겨울철 18도로 자동 운영되며, 기준 온도에 맞춰 냉방 장치가 자동 작동하는 구조다. 승무원이 마음대로 냉방이나 난방 온도를 조절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구조 때문에 승무원이 특정 객실만 별도로 온도를 크게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출퇴근 혼잡 시간대에 승객 밀집도가 높아지며 열차 내 더위를 호소하는 민원이 집중되지만, 같은 시간대에도 냉방이 과하다는 민원이 함께 접수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냉난방 민원을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열차 내 더위를 호소하는 민원은 54만여건이 오전 출근 시간대(오전 7시~오전 9시)와 오후 퇴근 시간대(오후 6시~오후 8시)에 몰렸다. 열차 내 '추위'를 호소하는 민원 역시 같은 시간대 2만7720건에 달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열차 혼잡도와 복장 상태, 건강 상태, 탑승 시간 등에 따라 개인별 체감온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냉난방 민원 감축 위해 시민 공감·협조 유도 계획


서울교통공사는 냉난방 민원 감축을 위해 기술 혁신 및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시민의 공감과 협조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냉난방 운영에 대한 승객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2호선과 8호선에 부착한 냉난방 안내 스티커를 6호선에도 확대 부착하기로 했다.


또한 집중되는 냉난방 민원 처리로 응급환자, 범죄 등 긴급민원 처리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인 '또타지하철' 민원신고 화면 상단에 표출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는 70% 이상의 민원이 '또타지하철' 앱을 통해 접수되는 만큼 민원 감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홍보 방식에서 시민들이 알기 어려웠던 승무원의 고충을 담은 다양한 숏폼 영상((짧은 길이의 영상) 제작으로 냉난방 온도 기준 및 자동 제어 시스템에 대한 승객의 이해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서울교통공사는 이달 마지막 주부터 4호선에 새롭게 투입되는 1개 열차에 'AI 활용 객실 적정 온도 제어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AI를 통해 사전 학습된 혼잡도 예측 정보를 바탕으로 열차가 혼잡 구간에 진입하기 이전 AI가 냉방을 선제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지난달 서울시 창의 발표회에서 객실 환경 개선 기대 효과를 인정 받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향후 4호선에 새로 투입되는 25개 열차에도 이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혼잡시간대에 차량 기지에서 출고하는 열차들에 대해서는 냉방 취급과 환풍기를 상시 가동하고, 열차 냉방 성능 향상 등 기술적 개선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덥다고 느껴질 땐 본인의 체감 온도 상태에 맞춰 열차 내에서 자리를 이동하면 더욱 쾌적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며 "열차 내 냉기의 흐름에 따라 객실 중앙부가 가장 온도가 높고 객실 양쪽 끝은 온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열차 냉난방은 환경부 기준에 따라 자동 제어되는 시스템으로 쾌적한 열차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전 부서가 협업해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지하철 8호선에 부착된 냉난방 관련 안내문. ⓒ서울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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