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방문객보다 오래 머무는 관계가 관건
농경연 “단순 유치 넘어 관계형 정책 필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농촌 생활인구 확대 정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단순 방문객 수보다 체류시간과 재방문율이 경제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생활인구 정책도 사람을 많이 오게 하는 데서 벗어나 오래 머물고 재방문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농촌 생활인구의 경제적·사회적 효과와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생활인구 증가는 지역 내 총생산(GRDP), 고용, 상업 매출 등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긍정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생활인구 통계의 월별·시군별 패널 데이터를 구축해 고정효과 및 임의효과 모형 분석, 분위회귀 분석 등을 수행했다. 또 농촌 지역 주민 대상 설문조사와 ‘지역 살아보기’, ‘청년마을’ 사업 사례 분석 등을 함께 진행했다.
분석 결과 생활인구 관련 지표 가운데 지역경제 활성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체류시간이었다. 평균 체류시간이 1시간 늘어날 경우 지출액은 9~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방문율 역시 주요 변수였다. 재방문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지출액은 0.4~0.5% 증가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보고서는 생활인구 확대 전략이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단순히 방문객 규모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재방문율이 높고 평균 체류시간이 길수록 경제적 효과가 커지는 만큼, 생활인구 정책도 반복 방문과 장기 체류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생활인구 규모 확대와 함께 지역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소비 콘텐츠와 기반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초생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정주인구 확보와 지역 내 소비 콘텐츠 개발·제공도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농촌 주민들의 생활인구 인식 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됐다. 연구진이 6개 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1.2%는 다른 지역에서 체류 경험이 없다고 답했고, 67.6%는 외지 방문객과 교류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외지인과 접촉 경험 부족이 지역사회의 개방적 태도 형성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왔다. 농촌 주민의 외지인 수용에는 ‘지역사회의 개방적 태도’와 ‘지속적 관계 유지’, ‘지역사회 참여를 통한 신뢰 구축’ 등이 중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방문·체류객에 대한 선호에서는 관광·소비 활동에 특화된 중년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 창업자나 자영업자보다 농업인을 선호하는 응답이 많았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농촌 주민들이 방문·체류보다 이주를 더 선호하고 있으며 농업 기반 유지·보전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연구진은 향후 정책 과제로 생활인구 참여형 지역협의체 운영과 로컬푸드·지역화폐 연계 등을 제시했다. 생활인구와 기존 주민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공간 조성과 세대 간 멘토링·재능기부 프로그램 개발 등도 추진 가능 과제로 언급했다.
또 앞으로의 생활인구 정책이 단순 방문객 유치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관계형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언하며, 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 시설 조성이 아닌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는 운영조직과 중간지원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형호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농촌 활성화의 핵심은 단순히 사람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사람을 확대하는 데 있다”며 “생활인구를 지역의 소비자가 아닌 지역공동체의 파트너로 바라보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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