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표준 없인 못 큰다"…현대차그룹이 유럽서 꺼낸 '수소 숙제'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5.21 09:27  수정 2026.05.21 09:28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6 참가

넥쏘 넘어 생산·저장·활용 생태계 협력 강조

에너지 안보로 커진 수소 의제…표준·정책 정비가 관건

마크 프레이뮬러 현대차 유럽에너지&수소 법인장이 20일(현지시간)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6 행사로 열린 ‘H2 기술 인사이트’에서 현대차그룹 HTWO 브랜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유럽 수소 산업의 중심 무대에서 수소 사업의 무게추를 ‘차량’에서 ‘생태계’로 넓히고 있다. 수소전기차 넥쏘를 전면에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수소 생산·저장·활용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 HTWO를 앞세워 글로벌 파트너십과 표준 논의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19일부터 21일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6’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수소 생산, 인프라, 모빌리티, 규제, 투자 등을 논의하는 글로벌 수소 산업 박람회다. 올해 행사에는 100여 개국 정부 관계자와 500여 개 기업 관계자 등 약 1만 명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한국관에 수소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인 HTWO 중심의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부스에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목업과 차세대 승용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전시했다. 넥쏘는 최고출력 150kW 모터를 탑재했으며, 국내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720km다.


이번 전시의 무게중심은 단순한 신차 알리기보다 수소 사업의 확장성에 놓였다. 현대차그룹은 회담 부문에도 참여해 유럽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지속 가능한 수소 생태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수소가 탄소중립 수단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수소 시장은 기대와 현실이 교차하는 구간에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수요는 2024년 약 1억t에 근접했지만, 저탄소 수소 비중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요 대부분도 정유, 암모니아, 메탄올 등 기존 산업용 원료에 집중돼 있다. 모빌리티, 발전, 선박, 항공 연료 등 신규 활용처는 커지고 있지만 아직 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관건은 기술 시연이 아니라 시장을 실제로 굴러가게 만드는 제도와 인프라다. 수소 생산 비용, 충전·운송 인프라, 장기 구매계약, 인증 기준, 국가 간 거래 표준이 맞물려야 투자가 본격화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서밋에서 '일관된 정책과 글로벌 표준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유럽은 수소 산업의 주요 격전지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REPowerEU 전략에서 2030년까지 청정수소 역내 생산 1000만t, 수입 1000만t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수소가 단순 친환경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공급망 재편과 맞물린 정책 수단으로 다뤄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수소는 전동화 전략의 보완축이다. 배터리 전기차가 승용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장거리 운송·상용차·산업용 에너지 분야에서는 충전 시간과 적재 효율, 운행 거리 측면에서 수소의 활용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승용 넥쏘뿐 아니라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수소버스, 연료전지 시스템 등을 통해 수소 활용처를 넓혀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위원회 창립 멤버이자 공동 의장사로서 20일 열린 국제수소무역포럼(IHTF) 회의에도 참여했다. 20여 개국 장·차관이 참석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산업계가 보다 실용적인 수소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은 수소 생태계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실제 투자 가능성까지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주목받는 수소 생태계 가속화에 발맞춰 이해관계자들과 지속 가능한 수소 인프라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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