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24건 중 21건 해외 유형…돼지 혈장단백질 원인 추정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5.19 15:01  수정 2026.05.19 15:01

돼지 혈액 유래 사료서 유전자 검출

도축장 혈액탱크 검사체계 구축

한 양돈농장 입구에 출입통제를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전국 7개 시·도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24건에 대해 정부가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료 원료와 불법 축산물, 야생멧돼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도축장 혈액탱크 검사체계 구축과 국경 검역 강화 등 방역관리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올해 1월 16일부터 3월 16일까지 발생한 ASF 24건에 대한 유전자 분석과 역학조사 중간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올해 ASF는 경기 7건, 강원 2건, 충남 3건, 전북 2건, 전남 4건, 경북 1건, 경남 5건 등 총 24건 발생했다. 기존 발생지역인 경기·강원·경북 외에 충남·전북·전남·경남에서도 신규 발생됐다.


중수본은 전국 모든 돼지농장을 대상으로 3차례 일제 검사와 오염 우려 사료 폐기·회수 조치를 실시했으며 지난 3월 16일 이후 추가 발생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22일 전국 ASF 방역지역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다만 발생 위험도가 높은 32개 시·군은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중앙·지방정부 ASF 방역상황실 중심의 비상 대응체계를 지속 운영 중이다.


사료 원료·불법 축산물서 ASF 유전자 검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ASF 발생 원인 규명을 위해 전장 유전체 분석(WGS)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올해 발생 24건 가운데 3건은 기존 국내 발생 유형인 IGR-Ⅱ였고 나머지 21건은 해외 발생 유형인 IGR-Ⅰ으로 분석됐다.

특히 IGR-Ⅰ 유형 21건은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 발생 사례와 99.6% 이상 유전적 상동성이 확인됐다.


역학조사에서는 ▲사료 원료인 돼지 혈장단백질 ▲불법 축산물 반입·유통 ▲야생멧돼지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ASF 유전자는 돼지 혈장단백질과 이를 원료로 제조한 배합사료에서 검출됐다. 발생 농가들이 해당 원료와 연관된 사료를 공급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검역본부가 감염력 실험을 실시한 결과 돼지 혈장단백질을 접종한 돼지에서는 감염력이 확인됐고 배합사료 급이 실험에서는 임상증상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중수본은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 발생농장 확진 이전 감염 추정 돼지가 출하됐고 해당 도축장에서 나온 혈액 부산물이 사료 원료 제조업체로 공급된 뒤 관련 사료가 농가에 사용되면서 ASF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불법 축산물 유통·판매 단속 과정에서 적발된 미신고 축산물 6개 품목 가운데 3건에서 ASF 유전자(IGR-Ⅱ)가 검출됐다.


포천·연천 발생농장 3건에서는 기존 국내 야생멧돼지 유전형(IGR-Ⅱ)이 확인돼 야생멧돼지에서 농장 돼지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됐다.


도축장 혈액탱크 검사체계 구축


중수본은 ASF 재발 방지를 위해 국경 검역과 농장 방역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동남아시아 등 ASF 발생 위험 국가 항공노선 여행객 수화물에 대한 X-ray 검사와 탐지견 투입 횟수를 확대했다. 또 외국인 근로자 입국 시 농장주와 지방정부에 방역 준수사항을 자동 안내하는 문자 시스템도 구축했다.


도축장 유래 돼지 혈액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국 돼지 도축장 64개소 출하 돼지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돼지 혈액 원료를 공급하는 도축장 36개소 혈액탱크에 대해서는 지난 3월 12일부터 매일 시료를 채취해 ASF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야생멧돼지 방역도 강화한다. 정부는 접경지역 등에 탐지견 16두와 전문 수색반 86명을 투입해 개체 수 저감과 폐사체 제거를 추진하고 있다. 신규 발생지역인 울산·경북 고령 등에는 GPS 포획트랩 150개를 추가 배치했다.


정부는 돼지 혈액 유래 사료의 관리 강화 방안을 생산자단체와 도축장, 사료업체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관련 내용을 포함한 ‘ASF 전 주기 방역관리 강화계획’도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ASF 재발 방지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 입국 단계부터 도축장과 야생멧돼지까지 선제적 방역강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농장에서도 출입통제와 불법 축산물 반입 금지 등 방역관리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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