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전환' 카카오모빌리티…FI 압박 속 글로벌 진출 셈법은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6.05.18 13:51  수정 2026.05.18 14:01

회계법인과 기업가치 재평가 작업 착수

美 상장·ADR 발행·SI 매각 등 다각도 검토

피지컬 AI 전환기 속 FI 엑시트 압박 덜고

모빌리티 기업으로 기업가치 재평가 노려

서울역 택시 정류장에 카카오T블루 택시가 콜을 받아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미국 상장과 글로벌 투자자 유치 등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 검토에 나섰다. 장기간 투자금 회수가 지연된 FI(재무적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압박이 커지면서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이를 계기로 피지컬 AI(인공지능) 기업 전환과 주주 구조 재편을 동시에 추진하며 기업가치 재평가를 노리는 모습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안진회계법인과 외부감사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가치 재평가 작업에 착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다양한 전문가들과 여러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움직임의 출발점이 TPG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한 FI들의 강한 엑시트 수요에 있다고 보고 있다. TPG 컨소시엄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설립된 2017년 약 5000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 단행한 추가 투자까지 포함해 총 6400억원 이상을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TPG 컨소시엄은 카카오모빌리티 IPO(기업공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했으나, 카카오 계열사 전반의 상장 기조 변화와 플랫폼 규제 강화, 콜 몰아주기 의혹에 따른 사법 리스크 등이 겹쳐지며 투자금 회수 시점이 지연됐다. 이에 더해 3차 상법개정안 통과로 그룹 내 중복상장이 어려워지면서 사실상 국내 증시 상장을 통한 엑시트 경로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 상장, ADR(예탁증서) 발행, 전략적 투자자 매각 등 여러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TPG 측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주가치제고위원회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FI 엑시트 국면을 단순 지분 정리가 아닌 기업 체질 개선 기회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기존 국내 플랫폼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율주행·로봇 기반 기술 기업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글로벌 기술 투자자 중심으로 주주 구조를 재편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플랫폼 기업 규제 기조가 강한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나 정부로부터 독과점 관련 논란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다.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서는 비지배주주 구성 재편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FI 지분 일부를 글로벌 기관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SI)에 넘기는 방식의 손바뀜 거래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이를 통해 단기 회수 성격이 강한 FI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 투자 성향의 자본을 확보하고,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합한 주주 구성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의 인수 가능성도 거론되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상황이 주주 구조 재편을 시도할 수 있는 적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7393억원, 영업이익 1155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1분기에도 매출 1826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153% 증가한 수준이다. 택시 호출 사업을 넘어 주차와 대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수익 구조 안정화에 성공했다.


올해부터는 자율주행과 로봇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피지컬 AI 부문장은 지난달 사내 올핸즈 미팅에서 "현장의 모빌리티 운영 데이터와 노하우가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며 자율주행과 로봇 기반 미래 사업 확대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강남에서 심야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E2E(엔드 투 엔드) 자유주행 기술 고도화와 로봇 배송 플랫폼 구축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많은 종류의 로봇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해 관제사 역할을 수행하는 'KM 오토노머스 에이전트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단순 이동 중개 플랫폼을 넘어 기술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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