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미나미 ‘거제 야호’ 밈 확산…프로미스나인·효연·하츠투하츠도 자컨으로 새 캐릭터 구축
걸그룹 시장에서 자체 콘텐츠(이하 자콘 / 통상 자컨으로 표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걸그룹 화제성이 음원 성적, 음악방송 무대, 직캠, 비주얼 이슈를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최근에는 유튜브 자체 콘텐츠에서 나온 멤버별 캐릭터와 유행어, 밈이 팀 인지도까지 끌어올리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리센느 미나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아이돌 자체 콘텐츠는 그동안 남자 아이돌 팬덤에서 특히 강하게 소비돼 왔다. 멤버 간 관계성, 장기 서사, 예능감, 팬덤 내부에서만 통하는 밈은 팬덤 결속을 강화하는 장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걸그룹 시장에서도 자체 콘텐츠가 팀의 인상을 바꾸고, 멤버별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짧은 클립이 숏폼 플랫폼을 타고 확산되면 팬덤 밖 대중에게도 팀 이름과 멤버 캐릭터가 각인된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리센느다. 18일 리센느 멤버 원이의 개인 유튜브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에 따르면 채널에 올라온 쇼츠 ‘퀸의 마인드’ 영상은 525만회를 기록 중이다. 원이는 채널을 통해 같은 그룹 멤버들의 캐릭터를 살린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인 멤버 미나미는 갸루 콘셉트와 ‘거제 야호’라는 유행어로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는 미나미가 갸루 특유의 추임새를 원이의 고향인 거제와 결합해 말한 표현으로, 숏폼 밈처럼 확산되며 팀의 입덕 포인트를 넓혔다.
소속사 측은 원이 채널의 기획 의도에 대해 “단순히 콘텐츠 소비를 위한 목적보다는 멤버들 개개인의 매력과 캐릭터를 조금 더 자연스럽고 입체적으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제작진과 협업하게 된 이유 역시 기존 아이돌 자컨 문법에서 벗어나 조금 더 다양한 시선과 감각으로 원이라는 사람 자체를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도 ‘자연스러움’에서 찾았다. 소속사 측은 “꾸며진 캐릭터보다는 원이와 멤버들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텐션이나 생활감 있는 모습들이 시청자분들께 편하게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억지로 만들어낸 포인트보다는 ‘진짜 사람 같은 매력’이 공감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반응은 걸그룹 자체 콘텐츠의 역할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 아이돌 자컨이 팬덤 내부 결속을 위한 부가 콘텐츠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멤버의 성격과 관계성, 말투, 생활감을 드러내며 팀 자체의 인상을 바꾸는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 원이 개인 채널에서 시작된 콘텐츠가 미나미의 갸루 캐릭터, 제나의 사투리 캐릭터 등으로 확장된 것 역시 멤버별 개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프로미스나인도 자체 콘텐츠를 통해 팀의 기존 매력을 다시 살리고 있다. 플레디스를 떠난 뒤 새롭게 전개 중인 ‘스프: 스튜디오 프로미스나인’은 멤버들의 털털하고 장난기 있는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다. 매운 돈가스 먹기, 운전 연수, 일상형 예능 등 무대 밖 모습을 콘텐츠화하며 기존 팬덤에는 익숙한 매력을 재확인시키고, 신규 시청자에게는 멤버별 캐릭터를 빠르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낸다.
프로미스나인은 기존에도 팬덤 안에서 예능감과 관계성으로 호응을 얻어온 팀이었다. ‘스프’는 이 장점을 더 선명하게 꺼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활동 재정비기에 놓인 걸그룹에게 자체 콘텐츠는 공백을 메우는 수단이자, 팀의 다음 활동을 준비하는 예열 장치가 된다.
효리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 흐름은 중소·재정비 그룹에만 그치지 않는다. 고연차 아이돌도 자체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소녀시대 효연은 개인 유튜브 채널 ‘효연의 레벨업’ 속 ‘가짜 김효연’ 콘텐츠로 프로젝트성 유닛 ‘효리수’를 만들어냈다. 효리수는 태연·티파니·서현의 기존 유닛 태티서에 효연·유리·수영이 대적한다는 콘셉트로 탄생한 유닛으로, 콘텐츠 안에서 만들어진 설정이 실제 멤버들의 반응과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출연 등으로 이어지며 화제성을 키웠다.
대형 기획사 신인 걸그룹 역시 자체 콘텐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는 초반 음악 성적만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자체 콘텐츠를 통해 팀 호감도를 키우고 있다. ‘걸스 나잇 토크’, ‘하츠 마블 게임’, ‘흑백파티쉐’, ‘하츠불가마’ 등 다양한 포맷을 선보이며 멤버별 성격과 관계성을 빠르게 보여주고 있다.
하츠투하츠의 경우 다인원 그룹의 장점을 자체 콘텐츠에서 살리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멤버별 성격과 관계성을 콘텐츠 안에서 빠르게 보여주면서, 음악만으로는 드러나기 어려운 팀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특히 에이나 등 일부 멤버가 자컨 안에서 예능감을 보여주며 팀에 대한 호감도를 높였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신인 걸그룹에게 자체 콘텐츠는 데뷔곡 성적과 별개로 멤버를 기억하게 만드는 또 다른 홍보 창구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무대 위 이미지와 비주얼 관리가 걸그룹 브랜딩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꾸밈 없는 말투, 예상치 못한 예능감, 멤버 간 관계성이 팀의 매력으로 작동한다. 좋은 노래와 무대, 비주얼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 그것만으로 팀의 인기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유튜브와 숏폼에서 반복 소비되는 멤버 캐릭터, 팬들이 따라 할 수 있는 유행어, 관계성에서 나오는 장기 서사가 팀의 인지도를 좌우한다. 남자 아이돌 팬덤에서 익숙했던 관계성·캐릭터 소비 흐름이 걸그룹 시장에서도 필수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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