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영업익 1조2832억원…재고 관련 이익 7800억원 반영
SK온 영업손실 3492억원…유럽 판매 회복·원가 절감으로 적자 축소
SK지오센트릭, 울산 석화 재편 연내 최종안 목표
SK이노베이션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및 재무지표 현황. SK이노베이션 IR 자료 캡처
SK이노베이션이 정유사업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2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중동 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재고 관련 이익과 래깅효과가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배터리사업은 적자를 이어갔지만 유럽 판매 회복과 원가 절감으로 손실 폭을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조1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13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24조2121억원으로 15.2%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3.1% 늘었고 영업이익은 632.0% 증가했다.
실적 개선은 정유사업이 주도했다. SK에너지는 1분기 매출 11조9786억원, 영업이익 1조2832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을 맡은 SK온은 매출 1조7912억원, 영업손실 3492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지만 유럽과 아시아 물량 회복, 원가 절감 효과로 손실 폭을 줄였다.
실적 반등의 핵심은 중동 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발생한 재고 관련 이익과 래깅효과였다. 원유 도입과 석유제품 판매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는 정유업 특성상 과거 낮은 가격에 확보한 원유가 원가에 반영되는 동안 제품 판매가격이 오르면서 정제마진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전사 기준 재고 관련 손익은 1조249억원으로, 이 가운데 SK에너지 재고 관련 이익은 7800억원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주요 계열사별 2026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SK이노베이션 IR 자료 캡처
주영규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번 실적 개선은 중동 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재고 관련 이익 7800억원과 유가 래깅 효과가 발생한 데 기인했다"며 "향후 유가와 정제마진은 중동 분쟁 전개 양상 및 호르무즈 통항 여부 수준에 따라 좌우되기에 큰 변동성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 집행과 재무구조 관리도 병행한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누적 설비투자(CAPEX)는 약 8000억원으로, 배터리사업 3000억원, E&S사업 2000억원, 경상투자 및 전략투자 3000억원이 집행됐다. 이는 올해 연간 CAPEX 가이던스 3조5000억원의 약 23% 수준이다. 회사는 비핵심·저효율 자산 정리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와 차입금 축소를 추진할 방침이다.
화학사업은 단기 시황 개선에도 구조조정 필요성이 유지됐다. SK지오센트릭은 1분기 국내 파라자일렌(PX) 설비 정기보수 집중과 벤젠(BZ) 역외 판매 일부 재개,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월물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그러나 회사는 중동 분쟁에 따른 단기 시황 개선을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울산 석유화학단지 사업 재편은 연내 최종안 도출을 목표로 추진된다. SK지오센트릭은 참여사 간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구체적 실행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해관계자별 입장 차이와 중동 정세에 따른 원가·수급 전망 불확실성으로 논의가 다소 지연됐지만 구조개편 필요성에 대한 판단은 유지했다.
김용수 SK지오센트릭 경영기획실장은 "최근 전쟁으로 시황이 단기적으로 개선된 측면은 있으나 이를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예정돼 있는 울산 지역 내 대규모 설비 가동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장기 공급 부담에 대한 점검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 개편의 필요성에 대한 당사의 판단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2026년 1분기 주요 사업 성과. SK이노베이션 IR 자료 캡처
배터리사업은 북미 전기차 수요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판매 회복과 에너지저장장치(ESS)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올해 1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약 1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고, 주요 탑재 모델 판매 호조로 배터리 판매량과 가동률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북미 전기차 시장은 금리 부담과 소비심리 위축, 정책 불확실성 영향으로 단기 회복 가시성이 낮다. SK온은 전기차 중심 사업 구조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ESS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일부 라인을 ESS용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고 국내외 수주를 늘려 매출 기반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SK온은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전체 565MW 중 284MW를 수주해 50.3%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전남 3곳에 리튬인산철(LFP) 파우치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 장주기 ESS 물량 대부분은 2027년 이후 납품될 예정으로 2027년부터 이익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오는 6월 예정된 정부 발주 3차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도 2차와 비슷한 수준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회사별 2026년 1분기 실적과 2분기 전망. SK이노베이션 IR 자료 캡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도 중장기 전략축으로 제시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분을 보유한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첫 LNG 카고가 충남 보령 LNG 터미널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바로사 가스전은 향후 20년간 연간 약 130만t 규모의 LNG를 공급할 계획이다.
베트남 뀐랍 LNG 발전 프로젝트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23억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1500MW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 전용 항만을 2027년 착공해 2030년 준공할 계획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CFO)은 "이번 사업자 선정은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완성한 LNG 밸류체인 성공 모델을 해외 시장에 이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글로벌 LNG 포트폴리오를 2030년까지 연간 1000만t 규모로 확대해 글로벌 메이저 LNG 사업자로 도약하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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