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 줄이려 변동금리 택했는데 ‘발목’
물가 상승 압력 속 기준금리 인상 무게
“금리 0.25%p만 올려도 연간 이자부담 3조↑”
당장 이자 부담을 줄이고자 변동금리를 택한 차주들이 시장금리 급등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에 따라 이자 부담이 대폭 늘어날까 긴장하는 모습이다.ⓒ뉴시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선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당장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변동금리를 택한 차주들이 되레 역풍을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5년 고정형)는 연 4.38~6.98%로 조사됐다.
지난달 반짝 하락했던 주담대 금리는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시장금리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데다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 국내 경기 과열 등으로 금융채 금리도 뛰었다.
주담대 고정금리 산정 기준인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4%대로 올라섰다.
이 같은 금리 상승은 견조한 경제 성장세가 이끌었다.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성장률은 당초 예상을 넘어설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6%포인트(p) 올려 잡은 2.5%로 발표했다.
해외 투자은행(IB) 전망도 낙관적이다.
씨티은행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최고 3.0%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9%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한은 역시 2.1%로 설정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릴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성장률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한은 물가안정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이다.
예상보다 가파른 물가 오름세에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인 가운데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로 전환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시장금리가 급등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들어 고정금리 대신 변동금리를 택한 차주들이 늘고 있단 점도 눈에 띈다.
주담대 신규취급액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3월 기준 39.2%로 조사됐다. 1월 24.4%에서 14.8%포인트 치솟은 수준이다.
주담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같은 기준 75.6%에서 60.8%로 떨어졌다.
변동금리가 현재로선 고정금리보다 하단이 낮아 유리해 보이지만,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현실화하면 월 상환액 부담은 크게 가중된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연간 3조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자 부담은 확대된단 의미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며 “향후 금리 변동에 취약한 차주들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하보다 인상에 무게가 더 실리면서 차주들이 향후 대출 한도가 더 줄기 전에 변동금리로 받은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전략 등을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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