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억제책, 대출 금리 하단 지지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1.5%p ‘역대 최대’
예금 유인 줄고 비이자이익 투자 성과는 아직
정부의 금융권 공공성 강화 주문에 따라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가계대출 관리 방안 등으로 여전히 이자 중심 수익 구조가 공고한 모습이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의 손쉬운 이자 장사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주요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은행의 이자 수익 구조가 더욱 공고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3월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상품 제외)는 평균 1.51%포인트(p)를 기록했다.
한 달 전 1.47%p 대비 0.04%p 오른 수치다.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크게 격차가 벌어졌다.
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값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64%p로 가장 높은 마진을 기록했고, NH농협은행(1.55%p), 우리은행(1.50%p), 하나은행(1.46%p), KB국민은행(1.41%p)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올 1분기 5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1년 전(12조7061억원)보다 5.3% 증가한 13조3817억원을 냈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금리의 반영 속도가 예금 금리보다 빨라 예대차가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더해지면서 격차를 키웠단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증가 억제 주문에 따라 은행들이 시장 금리 상승분에 더해 가산금리를 조정하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끌어올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대출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예금 금리 인상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7%대에 근접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여전히 연 2%대 후반에 머무른다.
정부 규제로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 이자를 올릴 유인이 줄었다.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은행들은 자산관리, 보험, 카드, 투자금융 등 비이자이익 비중을 키워나가고 있다.
다만 아직 투자 초기 단계인 만큼 비이자 부문에서 수익을 단기간 두드러지게 확대하긴 힘들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이자 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지만, 아직은 과도기”라며 “비이자 부문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수익을 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있는 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 금리는 오르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만큼 은행의 이자 중심 수익 구조는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 투자 심리 위축으로 초기 비용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안전한 수익원인 예대마진을 놓기 힘들어진다”며 “인위적으로 대출 금리를 낮추면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힘들어지고,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금리 격차가 벌어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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