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거래 외교’ 맞선 3가지 방식…주요국 통상 셈법은 [新 통상질서 ②]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5.14 06:30  수정 2026.05.14 06:30

美 통상 수호자 역할 끝

한국도 통상전략 바꿔야

불확실성 뉴노멀 시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위해 12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우선주의 통상정책에 대해 주요 교역국들은 즉각 보복, 협상을 통한 조건부 수용, 실용적 중립 등 자국 산업 구조와 정치 환경에 따라 차별화된 대응 전략을 구사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각국은 ▲중국·캐나다의 즉각 보복 ▲유럽연합(EU)·일본·한국의 협상 수용 ▲멕시코의 실용적 중립 등 상이한 경로를 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 부과 이후 22개 국가·지역과 21건의 양자 무역합의를 도출했다.


합의 다수가 IEEPA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했기 때문에 지난 2월 IEEPA 위헌 판결 이후 합의 구조 자체에 대한 재검토 압력이 높아진 상태다.


일본·EU·대만의 ‘실리 협상’ 모델


일본은 지난해 7월 22일 프레임워크 합의를 통해 2029년까지 5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 합의했다. 같은 해 9월 4일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14345호에 서명해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췄다.


일본은 1차 투자 패키지 360억 달러에 이어 2지난 3월 19일 정상회담에서 730억 달러 규모 2차 투자 패키지를 공식화했다. 2차 패키지는 모두 에너지 분야에 집중됐다.


미·일 합작기업 GE 버노바 히타치가 미국 테네시·앨라배마주에 최대 400억 달러를 투자해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건설하고, 펜실베니아주에 170억 달러, 텍사스주에 160억 달러 규모 천연가스 발전시설을 짓는 내용이다.


EU는 지난해 8월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6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75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구매를 약속했다. 항공기·자동차·의료기기 등 미국산 수입품 950억 유로 규모에 대한 보복관세 검토를 공개하면서도 실제 부과는 유보하는 ‘위협을 통한 협상’ 전략을 벌였다.


대만은 지난 2월 12일 미국과 상호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대만산 제품 다시에 15% 관세율을 적용하는 협정으로,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미국 투자 카드가 협상 핵심 지렛대로 활용됐다.


중국·캐나다 ‘즉각 보복’…멕시코는 ‘실용 중립’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직후 미국 관세 인상에 단계별로 맞대응해 최종 125%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와 함께 희토류·자석류 수출통제라는 비관세 카드를 활용해 전 세계 자동차·반도체·방산 공급망에 충격을 가함으로써 미국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0일 미·중은 무역합의를 도출했고, 같은 해 11월 10일부터 대중국 125% 상호관세 적용은 1년간 유예된 상태다.


캐나다는 펜타닐 관세 명분을 정면으로 반벅하며 300억 캐나다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25% 보복관세를 즉각 부과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유사한 가치와 이해를 공유하는 중견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 중심 일방적 통상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중견국 연대 강화를 촉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멕시코는 캐나다와의 대미 관세 갈등이 격화되는 국면에서 보복 자제와 실용적 협력 전략을 택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준수 품목의 관세 면제를 유지하면서, 아시아에서 미국 시장으로 수출하던 다국적 기업들의 멕시코 내 생산기지 구축을 가속화했다.


“미국 더 이상 통상 수호자 아니다”…다자 통상망 구축해야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그동안 국제 통상 질서의 수호자였지만 앞으로는 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 이후에도 통상 불확실성이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관세에 대한 지지가 60% 이상 반대로 돌아선 만큼 사법부 견제까지 더해져 작년 ‘해방의 날’과 같은 전면적 관세 조치를 다시 시행하기는 어렵다”며 “이런 미국 내부 사정 자체가 한국 입장에서는 협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중장기 대응 방향으로 다자 통상망 참여를 제시했다.


송 연구위원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을 배제한 통상망을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것”이라며 “유럽연합(EU)와 함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美 통상정책 변곡점…한국이 가진 협상 카드는[新 통상질서③]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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