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끓는 고통 속 아내 숨지게 한 남편…무기징역 구형

김혜민 기자 (gpals4965@dailian.co.kr)

입력 2026.05.13 10:03  수정 2026.05.13 10:04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온몸에 구더기가 퍼질 정도로 아내를 장기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육군 부사관 남편에게 군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군 검찰은 전날 제2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살인 혐의 결심공판에서 30대 부사관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군 검찰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작위에 의한 살인보다 훨씬 더 끔찍한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유례없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17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 자택에서 아내 B씨가 의식이 혼미하다며 119에 신고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는 B씨가 이불을 덮은 채 앉아 있었고 전신이 대변 등 오물로 뒤덮인 상태였다고 전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119구급대원은 “전신이 대변으로 오염돼 있었고 수만 마리의 구더기가 몸 전체에 퍼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B씨는 병원 이송 도중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다음 날 패혈증으로 숨졌다. 조사 결과 B씨는 지난해 3월부터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거동이 어려워졌으며 온몸에 욕창이 생겼지만 A씨는 약 8개월 동안 병원 치료나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가 생전 남긴 편지와 일기장에는 “나 병원 좀 데려가 줘”, “죽어야 괜찮을까”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육군 수사단은 A씨를 중유기치사 혐의로 송치했지만, 군검찰은 A씨가 아내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고의로 방치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장에는 A씨가 아내의 정신 질환에 “싫증이 나고 짜증 난다”는 이유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과자와 빵, 음료수 등만 제공한 채 용변 처리조차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내의 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군검찰은 A씨가 매일 음식을 가져다주고 오물이 묻은 이불을 갈아준 점 등을 들어 피해자의 상태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과 응급실 의료진 진술을 근거로 “악취를 몰랐다는 주장 역시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B씨가 병원에 실려 간 직후 A씨가 인터넷에서 ‘정신병 방치’, ‘고독사 방치 처벌’, ‘시체 유기 형량’ 등을 검색한 정황도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검찰은 “피해자는 장기간 앉은 채 생활하며 생존 문제를 피고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태였다”며 “관계의 주도권 역시 피고인에게 완전히 넘어간 심리적 종속 관계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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