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당금' 꺼낸 김용범에 野 경악…"공산주의 배급경제, 경질해야"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6.05.12 17:18  수정 2026.05.12 17:18

金 "AI 시대 과실 국민 환원" 제안에

'주가 폭락' 하자 청와대 책임론 확산

"李대통령 입장 표명·金 경질" 촉구

김용범 정책실장이 4월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구상을 정면 비판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 해명과 김 실장 경질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 이후 주가가 폭락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 이를 '사회주의로 가자는 발상'으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12일 페이스북에 "드디어 공산당 본색이 드러났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정부가 강제로 뺏어서 나눠주겠다는 것"이라며 "많이 벌면 정부가 다 가져가는데 누가 열심히 일하고 누가 투자를 늘릴까. 적자날 때는 정부가 채워주나"라고 따져 물었다.


국민배당금은 반도체·AI(인공지능) 산업 초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세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자는 취지의 구

상이다. 정책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직접 이 같은 구상을 꺼내 들면서, 정치권에서는 즉각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는 분명하다"며 "정직하게 세금 내고, 미래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노력해서 번 돈을 정부가 가져가서 나눠준다면, 그게 바로 공산주의 배급경제"라며 "북한이 처음 지주들 땅 뺏어 나눠줄 때, 농민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환호가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지금 이재명은 우리 체제를 바꾸려 하고 있다"며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으스스하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재명 정부 핵심 관계자가 이를 '사회적으로 환원해야 할 구조적 과실'처럼 표현하는 순간, 시장은 정부가 성공한 기업의 성과를 강탈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어 "더 심각한 문제는, 일시적 산업 호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초과세수를 마치 영구적 재원처럼 전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불안을 초래한 김 실장의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본인의 입장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김용범 실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송 원내대표는 "블룸버그 통신은 해당 내용을 메인화면 기사로 내보냈다"며, 파장이 해외로까지 확장된 데 대해서도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고위 정책 당국자가 AI 산업에서 발생한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이 코스피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이날 나경원 의원도 "'AI 국민배당금' 포퓰리즘 선언 한마디에 코스피가 증발하고 개미 투자자들의 계좌가 큰 타격을 입었다"며 "노르웨이 석유? 반도체와 AI 기술이 파이프만 꽂으면 콸콸 쏟아지는 천연자원인가. 땅 파서 반도체 캐낸줄 아는가"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숱한 위기를 버틴 기술자와 주주의 피땀을 요행수 터진 '공짜 횡재' 취급하지 말라"며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이 정권의 끔찍한 위선"이라고 했다.


이어 "경쟁국들은 AI 패권을 위해 천문학적 보조금으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남들은 전장의 장수에게 실탄을 쥐여주는데, 우리 정부는 피 흘리는 장수의 호주머니를 털어 선거용 매표 잔치를 벌이려 든다.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자해 행위"라고 규정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전광판에 종가 지수가 나오고 있다.ⓒ뉴시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수영 의원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 기득권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파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기업 초과이익을 전국민에게 사회주의식으로 나눠주자는 '기업이익 배급제'를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장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뿐만 아니라 "김 실장의 '국민배당제'는 베네수엘라를 떠올리게 한다"며 "불과 70년 전만해도 산유국이자 부유국이었던 베네수엘라는 독재자 차베스가 기업을 국유화하고 포퓰리즘 복지 시리즈를 도입했다. 그 결과 13만%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났고, 국민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최빈국으로 전락했다"고 소환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자유시장경제 국가임을 잊고, 대한민국 국민을 사회주의행, 베네수엘라행 급행 열차에 태우려는 이재명 정권"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한편 김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김 실장은 "AI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응당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이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며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 이것이 설계의 정당성이자 원칙"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국민배당금과 관련 세부 활용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실장은 "청년 창업 자산으로 갈 것인지,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할 것인지, 예술인 지원으로 할 것인지, 노령연금 강화로 할 것인지, AI 시대 전환 교육 비용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백가쟁명식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교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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