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지기의 이야기㊳] 서울 종로구 창신동 착신책방
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창신책방
◆ 창신동 골목 안에서 펼쳐지는 ‘편안한’ 공간
서울 창신동의 봉제 거리와 족발 가게들을 지나가다 보면, 골목 깊숙한 곳 의외의 자리에서 서점을 만날 수 있다. 족발골목 인근에 위치한 창신책방은 창신동 토박이 남용섭 대표와 책 마니아 정유미 대표가 함께 운영 중인 공간이다.
남 대표는 창신동 골목을 활성화를 꿈꾸고, 정 대표는 작지만 예쁘고 따뜻한 공간에서 책을 즐기기는 바라는 마음으로 창신책방을 열었다. 그들의 바람대로, 창신책방에는 이 서점만의 굿즈를 찾는 손님부터 굿즈를 사러 왔다가 책장을 둘러보는 손님까지. 골목의 작지만, 소중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선은 창신책방의 높은 완성도가 강점이 되고 있다. 창신책방에서는 시부터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날 수 있다. 정 대표가 직접 읽고 선택한 책들로, 그래서 ‘믿고’ 읽을 수 있다. “내가 직접 읽지 않으면 소개하기가 어렵다”고 말한 정 대표는“ 아무래도 좋아하는 작가님, 시인들의 작품을 찾게 된다. 큐레이팅을 할 때 나에게 ‘와닿았던’ 것들을 선택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창신책방
책을 읽으며 모두가 느끼는 바는 다르지만, 정 대표가 책을 읽으며 느낀 ‘편안함’을 독자들도 체감하길 바라며 책장을 채워나갔다. 커피를 굿즈를 구경하는 손님들이 찾는 공간의 반대편에, 책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된 배경이었다.
◆ 독자와 서점, 서점과 서점의 ‘연결’을 꿈꾸다
서점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은 남 대표가 하고 있다. 굿즈 사업을 하던 남 대표는 정 대표와의 대화 중 서점과 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깊이’ 있게 책을 즐기고픈 독자들을 ‘제대로’ 겨냥한다면, 창신동 골목도 책에도 ‘활기’가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 것이다.
책을 바탕으로 한 북토크 등 책 관련 행사는 기본이다. 나아가 봉제 골목의 성격을 살려, 자투리 천으로 만든 북커버 등 굿즈로 ‘요즘’ 독자들을 겨냥 중이다. 책 마니아는 물론, 팬들에게 공간을 대여해 그들에게 굿즈를 판매하며 창신책방을 ‘활발한’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서점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되, “식사는 골목에서 해 달라”는 당부를 통해 해당 지역과의 상생도 꾀하고 있다.
ⓒ창신책방
“마니아들의 니즈를 겨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노하우를 밝힌 남 대표는 미니북과 원하는 책을 직접 만들어 놓을 수 있는 미니 책방 등 콘텐츠의 내용과 연계된, 다양한 굿즈를 통해 서점과 독자의 ‘연결’을 시도하는 셈이다.
이를 바탕 삼아 서점과 서점의 연결도 꿈꾸고 있다. 남 대표에 따르면 현재, 독립출판물을 동네서점들이 단순히 판매하는 것을 넘어 동네서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표지로 ‘차별화 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뜻이 맞는 동네서점들이 연대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책이 곧 굿즈가 되는 요즘 젊은 독자들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유지하기는 힘들지만,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서점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랐다. “서점 본연의 기능도 필요하지만, 이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남 대표는 “지금은 서점이지만, 서점을 연결하다 보면 그 점들이 선이 되고, 나아가 면이 될 수도 있다”며 동네서점의 ‘밝은’ 미래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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