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지도부 특검 맹공
민주당은 '민심 역풍' 우려에 속도 조절 시사
당내 "이건 아니라는 국민 많아…다 아셔야"
대여 공세 위한 단일대오 형성되느냐가 관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최보윤 수석대변인, 오른쪽은 조광한 최고위원 ⓒ뉴시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된 이른바 '공소취소 특검'을 지방선거 막판 반전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무리한 특검법 강행에 청와대에서까지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번 특검이 민심에 역행한다는 점을 명확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남은 기간 지도부가 특검 이슈를 얼마나 잘 부각하느냐가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최민호 세종시장 후보·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김영환 충북도지사 후보·양정무 전북도지사 후보 등 국민의힘 소속 7개 시도지사 후보들은 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중 자신의 혐의에 대한 공소 취소는 결코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을 받겠다는 점을 국민 앞에 분명히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즉각 '이재명 셀프 면죄·반헌법 공소 취소'를 위한 특검법 발의를 전면 중단하고, 이미 발의된 법안은 즉시 철회하라"며 "(민주당 후보들은) 특검법에 대해 찬성인지 반대인지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즉각 밝히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게 부여하는 '조작 기소'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재판이 계속 중인 이 대통령 관련 사건들의 공소유지 권한을 강제로 넘겨받아 공소 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특검법 수사 대상 사건 12개 가운데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등 8개에 달한다. 특검 임명권은 이 대통령에게 있고, 특검법 재가 또한 대통령 몫이다.
공소취소 특검을 강행하는 민주당을 향한 맹공은 후보들 차원에서 그치지 않았다. 휴일인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한 장동혁 대표는 "공소를 취소한다고 지은 죄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중에 불법·위헌적인 공소 취소까지 더해져 가중 처벌만 받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을 만만하게 보다가 감옥에서 진짜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장 대표는 여권 일각에서 공소취소 특검이 지방선거에 역풍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속도조절'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꼼수'라고 날을 세웠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동두천큰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처리는) 어제 청와대 브리핑도 있었고 하니 당청이 조율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지금 이재명 정권은 온갖 폭탄을 지방선거 뒤로 다 미뤘다. 보유세 인상, 장특공(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설탕세, 담뱃세, 주류세에 이제 공소 취소까지 지방선거가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다"며 "국민이 속내를 다 알아서 지지율이 떨어지니 일단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이재명의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며 "그 폭탄들이 한꺼번에 터지는 순간 본격적인 독재가 시작되고 민생은 파탄이 날 것이다. 지방선거 투표 제대로 하는 것이 이재명 폭탄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공소취소 특검법을 지방선거 투표 독려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 최민호 국민의힘 세종시장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김영환 국민의힘 충북지사 후보,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등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이재명 사법쿠테타 저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공소취소 특검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홍익표 정무수석이 전달한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특검 메시지는 공소취소 특검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구체적 시기와 절차를 숙의하라'고 한 건 선거를 앞두고 국민을 눈속임하겠다는 조삼모사 사기극"이라고 쏘아붙였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한 우려와 비판 그리고 반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귀를 닫은 채 외면하고 있는 것인지 우려가 된다"며 "법조계 및 변호사 단체, 관련 전문가들은 일제히 특검법에 대한 위헌·위법 소지와 함께 삼권분립 훼손의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국민과 헌법 위에 설 수 있는 권력은 없다"고 직격했다.
공세는 오는 6일에도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김두겸 울산시장 후보·박완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오는 6일 울산시청에서 공소취소 특검을 규탄하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의원총회를 열어 당 차원에서의 특검 대응 방침을 논의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감옥에 가고 싶지 않은 이 대통령의 그 마음은 알겠다만 내용도, 시기도 전부 말이 안 되는 걸 억지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건 아니다라는 국민의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정말로 강하게 밀어붙여서 전국민이 이걸 다 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얼마나 강력한 단일대오가 형성되느냐다. 민주당이 한 발 물러섰을 뿐 아니라 개혁신당과의 범야권 연대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내 의견을 하나로 모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최근 재차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만큼, 이를 털고 하나로 갈 수 있을 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여부를 지도부가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국민들이 우리 당에 실망하는 건 절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당내 갈등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 싫은 것이지, 민주당이 좋거나 잘해서가 아니다"라며 "이번 기회에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부당함을 확실히 알리고 당내 갈등이 없게끔 장 대표가 잘 조율하면 장 대표의 리더십도 다시 평가받고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바람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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