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에서 경호원들이 대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조작설 등 각종 음모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총격 사건 보도가 전해지자 SNS에는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 퍼졌다. 일부 SNS 이용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저조한 지지율이나 이란전쟁 관련 부정적 여론을 덮기 위해 사건을 꾸며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SNS 분석기업 오디엔스 산하 트윗바인더는 26일 정오까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기자단 만찬 총격사건과 관련해 ‘조작된’(staged)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게시물은 30만 건 이상 올라온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물론 이 중에는 조작설을 반박하는 게시물도 포함돼 있다.
용의자를 둘러싼 허위 정보도 넘쳤다. 용의자가 이스라엘과 연관됐다는 주장부터 이미 사살됐다는 허위사실까지 퍼졌고, 그의 정치적 성향이나 범행 동기에 대한 추측도 온라인에서 난무하고 있다.
여기에다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근거로 제시됐다. 러시아 국영 매체인 러시아투데이(RT)는 X에서 이런 주장 일부를 확산시키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은 추가로 드러난 게 없다. 실제로 X에는 사건 발생 당시 영상을 확대해 느리게 재생하며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샘 유세프 박사라고 밝힌 이용자는 “오늘 밤 쇼가 조작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사건 발생 직전 한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모를 적은 종이를 들어보이는 장면을 느린 화면으로 게시했다. 그러면서 “마치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로부터 단 1초 후, 멜라니아는 과장된 가짜 공포 표정을 짓는다”고 적었다.
범행 발생 장소가 마치 백악관인 것처럼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게시물도 확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백악관 연회장을 새로 건설하려고 한 이유가 이 같은 총격사건 때문이라고 정당성을 부여하자,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조회수를 노리고 해당 내용만 뽑은 게시물을 작성한 탓이다. 이날 만찬 행사는 백악관이 아닌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도중 총격사건이 발생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NYT는 특히 조회수와 팔로어 수 확보가 절실한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결합되며 음모론 확산을 증폭시키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SNS 플랫폼에서는 팔로어 수와 조회수가 곧 수익으로 연결된다.
대형 총기 난사 사건과 음모론에 관한 언론 보도를 연구해 온 어맨다 크로퍼드 코네티컷대 교수는 “진실을 밝히고 사실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확립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대중은 그런 인내심이 없다”며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질문에 맞춰진 이야기가 등장하고, 여기에는 종종 공유하는 사람의 편견이 반영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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