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픽] '중앙' 등에 업은 우상호, '바닥' 파고든 김진태… '강원 필승' 선거 문법은?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6.04.28 04:00  수정 2026.04.28 04:00

禹 '힘있는 후보' 앞세워 판 키워…"대통령이 보낸 사람"

金 '회관일기' 타고 생활 현장 속으로…"체감 의제 집중"

엇갈린 검증 방식…'조속한 TV토론' vs '일정 조율 우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와 김진태 국민의힘 예비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선거가 초반부터 전혀 다른 선거 문법의 대결로 흐르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중앙정부 네트워크와 집권여당 지도부의 지원력을 앞세워 '힘 있는 후보론'을 띄우고 있다면, 김진태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마을회관과 생활 공약을 파고들며 '현장형 도지사론'을 강화하고 있다.


27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두 후보가 강원 표심에 접근하는 방식은 정반대에 가깝다.


우 후보의 문법은 중앙의 화력을 빌려 강원도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우 후보는 이번 지선 정국에서 민주당 1호 공천이라는 상징성,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이력, 당 지도부의 반복적 지원을 바탕으로 중앙 정치와 강원 선거판을 연결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달 초 강원 철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우 후보를 "대통령이 보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정 대표의 현장 지원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영월 단종문화제 현장을 찾아 우 후보 지원에 나섰다. 우 후보 캠프에는 현역 의원인 백승아 의원이 수석대변인으로 합류해 지원 사격에 나선 상태다.


우 후보는 선거전에 본격 뛰어든 후 중앙의 지원력을 단순한 세몰이로 소비하지 않고 있다. 공공의료 체계와 청년창업 기반, 접경지역 평화경제 등 굵직한 의제를 전면에 세우는 동력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우 후보는 최근 근로복지공단 의료노동조합 강원권역 병원지부(동해·태백·정선) 정책간담회에서 공단병원에 대한 정부(보건복지부) 차원의 별도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지역의사제 등 국가 차원의 대책과 별개로, 강원도만의 지역·필수·공공의료 체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춘천 청년 창업 현장인 '더픽트(디지털 혁신 기업)' 방문에서는 교통·교육·의료·주거 등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강원을 '창업의 새로운 혁신 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창업 국가로 만들겠다며 내건 '모두의 창업'이라는 비전을 강원도에서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와 함께 접경지역 공동협약을 맺는 등 강원 접경지를 강원 내부 현안에 묶어두지 않고 광역 의제로 키웠다. 이들은 DMZ(비무장지대) 생태·평화 관광, 한반도 평화경제 거점 재정립, '평화지대 광역단체장협의회'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당선 후에는 정례 협의회를 구축해 공동 정책을 추진하고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의 선거 문법은 생활 현장으로 직접 들어가는 방식에 가깝다.


김 후보는 생활 밀착형 공약 시리즈인 '내 삶이 특별해지는 약속'을 앞세워 배달비와 육아, 외출 중 돌봄 공간 같은 일상의 불편을 선거 의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원주에서는 직접 오토바이로 음식을 배달한 뒤 라이더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월평균 소득 하위 70%를 우선 대상으로, 월 10만원 상당의 유류비를 지역화폐나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춘천에서는 다중이용시설 유아 휴게실을 점검한 뒤 '강원형 베이비 라운지' 확대 조성 공약을 내놨다. 공공기관과 주요 관광지에 유아 휴게실을 넓히고, 야외 관광지에는 냉난방 시설과 수전을 갖춘 '스마트 조립식 베이비 라운지'를 보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바다 뷰 수유실' '숲속 기저귀 방' 등 강원 특색을 살린 테마형 공간도 함께 제시했다.


김 후보는 생활권 공약인 춘천 연고 '프로야구 1군 구단 창단' 공약도 발표했다. 도민들이 타 지역 경기장을 찾아야 했던 소외감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송암야구장을 2만5000석 규모로 확장하고, 공공·민간 협력 모델을 구축한 뒤 여건이 갖춰지면 KBO에 창단 신청을 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이 같은 생활 밀착형 공약은 김 후보의 '회관일기' 행보와도 맞물린다. 김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 이후 홍천·춘천·삼척·양양·철원 등지를 돌며 마을회관 숙박과 주민 간담회를 이어갔다. 통상적인 시장 방문이나 거리 인사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실제로 모이고 쉬는 마을회관 안으로 들어가 하룻밤을 보내는 방식이다. 회관일기는 단순한 숙박 이벤트보다 지역별 생활 현안을 듣는 창구에 가깝다.


삼척 장호항은 김 후보가 도정 성과로 내세우는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선정지로, 국비 150억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김 후보는 현장에서 어촌 활성화 구상을 다시 꺼냈다. 이어 방문한 양양 수산리에서는 어선 유류비 상승에 따른 조업 비용 부담이 주요 현안으로 거론됐다. 김 후보는 경비 부담 완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반값 어업자재 지원' 추진 의사를 밝혔다.


철원군 동송읍의 한 마을회관에서는 쌀값 하락 등 농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된 포천~철원 고속도로 등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현안도 함께 거론됐다.


이처럼 표심을 파고드는 지향점이 다르다 보니, 후보 검증 방식을 둘러싼 공방도 초반 주도권 싸움의 한 축이 되고 있다. 김 후보가 조속한 TV토론 개최를 압박하며 공개 검증론을 앞세우는 반면, 우 후보 측은 일정 조율 중인 사안을 정치 공세로 몰아가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4월 중에 TV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일주일이 되도록 아무런 답이 없다"며 우 후보의 조속한 응답을 촉구했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알 권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빨리 하는 게 맞다"며 "우 후보가 가장 빠른 시간을 제시하면 무조건 거기에 맞추겠다"고 말했다.


우 후보 측은 앞서 "TV토론은 상대가 있는 만큼 서로 가능한 날짜를 조율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마치 약속된 토론회를 파기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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