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손을 들어 질문자를 지목하고 있다.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중국이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중싱통신(ZTE)을 역내 이동통신망에서 퇴출하려는 유럽연합(EU)의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1일 “EU가 부당한 처사를 한 것”이라며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이에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사실·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비(非)기술적 기준으로 제한을 강행하고, 기업의 시장 참여를 금지하는 것은 시장 원칙과 공평 경쟁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EU가 보호주의의 잘못된 길로 더 멀리 가지 않기를 촉구한다. 계속 간다면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융첸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22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오랫동안 유럽에서 법과 규정을 준수하며 합법적으로 경영 활동을 펼쳤다”며 “하지만 EU는 아무런 사실적 근거도 없이 일부 중국 기업을 고위험 공급업체로 지정하고 중국 기업의 5G 구축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행위와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안보 문제로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는 잘못된 관행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부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앞서 20일 화웨이와 ZTE 등의 제품을 핵심 인프라에서 3년내 완전히 철거하는 내용을 담은 사이버 보안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EU의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중국 통신장비업체를 통한 스파이 활동 가능성을 차단하고 유럽의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고위험 공급 업체가 제공하는 장비의 단계적 퇴출을 담은 이 법안은 5세대(5G) 이동통신망뿐 아니라 물 공급 시스템, 보건 의료 기기, 국경 검문소 보안 스캐너 등 18개 핵심 인프라 분야를 포괄한다. 헤나 비르쿠넨 EU 기술주권·안보·민주주의 담당 집행위원은 “우리 경제와 사회를 지탱하는 정보통신기술 공급망을 확보해 시민과 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이 유럽의회를 통과하면 모든 회원국은 3년 안에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를 제거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재정 제재를 받는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유럽 통신장비 시장이 급격하게 재편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와 ZTE 합산 점유율은 4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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