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배당 막는 ‘해약환급금준비금’…신계약 늘수록 주주 몫 줄어드는 역설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12.26 07:41  수정 2025.12.26 07:41

연말 배당 가능 보험사 소수에 그칠 전망

해약환급금준비금 연말 50조원 상회 예상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의 배당 환경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 ⓒ연합뉴스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의 배당 환경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


신계약이 늘수록 이익의 상당 부분이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묶이면서,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이 동시에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결산에서도 배당이 가능한 보험사는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코리안리 등 소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상장 보험사 다수가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배당을 재개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자가 중도 해지할 경우 지급해야 할 환급금을 사전에 적립하도록 한 제도로, IFRS17 도입과 함께 2023년부터 본격 적용됐다.


계약자의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지만, 회계상 이익잉여금에서 직접 차감되는 구조여서 배당 재원을 제약하는 효과가 크다.


실제 업계 전체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지난해 말 38조원 수준에서 올해 6월 말 44조원을 넘어섰고, 연말에는 50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장기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적립 속도가 가파르다.


▼ 관련기사 보기
보험사 배당, 올해도 쉽지 않을 듯…해약환급금 제도 개선 주목


이 같은 흐름은 개별사 배당 여력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3분기 기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3조6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이익잉여금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고, 현대해상과 한화손보 역시 준비금이 이익잉여금의 절반 안팎에 달한다. 이들 회사는 순이익을 내더라도 배당가능이익이 제한되는 구조에 놓여 있다.


문제는 보험사의 수익 구조와 제도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보험사는 신계약 확대를 통해 보험계약마진(CSM)을 쌓고, 이를 상각해 당기순이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같은 과정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함께 늘어나면,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는 여력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이 발생한다.


금융당국은 이런 구조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기준을 충족한 보험사에 한해 준비금 적립률을 낮추는 방안을 도입했지만, 최근 금리 하락으로 킥스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실효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제도 조정 필요성에 대한 업계 내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준비금 적립 속도와 재무 여건에 따라 회사별 영향이 크게 갈리는 만큼, 제도 변경 시 파급 효과를 둘러싼 시각차도 존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 구조가 유지될 경우 신계약 경쟁이 이어지는 한 배당 회복은 쉽지 않다”며 “당장은 배당이 가능한 회사들도 중장기적으로는 같은 영향권에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