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간사 선임 놓고 '나·추 격돌'…羅 "이런 국회 처음" 秋 "계엄 해제 내뺀 의원"

나경원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 내정됐지만

추미애, 간사 선임 안건 거부 속 회의 강행

국민의힘, 일방적인 법사위 진행에 퇴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국회 법사위원들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진행에 항의하며 퇴장한 뒤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과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의원이 국회 법사위 간사 선임안을 두고 거세게 충돌했다. 야당 간사가 임명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의가 강행되는 상황을 두고 나 의원은 "이런 국회는 처음 봤다"고 날을 세웠고, 추미애 위원장은 "계엄을 해제하러 오다가 다시 내뺀 의원이 와서 법사위 간사를 맞겠다고 하니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맞받았다.

여야는 2일 열린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전체회의에서 '간사 선임 안건'을 두고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지난달 28일 야당 법사위 간사로 선임된 나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른 안건에 앞서 "야당 간사부터 선임하고 안건 처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추 위원장이 "위원장 진행 순서에 따라야 한다"고 맞받으며 법사위 회의장은 순식간에 고성이 오고가는 전쟁터로 변했다.

이날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처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나 의원이 당 차원에서 법사위 간사로 내정된 후 처음으로 열린 회의이니 만큼 야당 간사를 선임한 후에 논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나 의원은 이날 법사위에서 "국회 운영의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비상식적인 것을 상식화해 누구만의 국회가 아니라 모두의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법사위가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며 "여야 합의 정신이 존중되는 국회가 돼야 하는 것이 첫 발자국인 만큼 간사 선임의 건을 먼저 올려달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추 위원장은 미리 예고된 회의 진행 순서에 따라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과 '서류제출 요구의 건'을 먼저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나 의원은 "어제(1일) 의사일정에는 분명히 간사 선임 건이 있었는데 갑자기 해당 건이 빠졌다"며 "안건에 대해 제대로 토론권도 안 주는 것은 의회 독재이기도 하다"고 재차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추 위원장은 회의를 강행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추 위원장이 의사진행발언에 대해 여러 위원이 손을 들었음에도 못 본 것처럼 회의 진행을 하는 건 6선 법사위원장이 보여야 할 품격하고는 너무 거리가 먼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왜 이렇게 회의 진행을 방해하느냐"며 "위원장이 손가락질과 떠들어대는 것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징계도 내려야 한다"고 맞받았다.

결국 추 위원장이 회의를 강행하면서 민주당 주도의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는 이날 법사위에서 채택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일제히 퇴장했다. 이날 법사위에서 의결된 검찰개혁 공청회는 오는 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추 위원장은 법사위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계엄을 해제하러 오다가 다시 내빼버린 의원이 와서 법사위 간사를 맡겠다고 하고 있고 민의의 전당에서 본인들이 가장 안방을 차지해야 할 것처럼 큰소리치는 이 비정상적 상태를 보고 참으로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회의를 마친 뒤 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법사위로 사보임 돼 회의에 참석했는데 정말 보다보다 하다하다 이런 국회, 이런 법사위는 처음 봤다"며 "추 위원장의 독단, 편파적인 운영으로 한 마디로 법사위는 국회 법사위가 아니라 오로지 민주당 정권의 법사위가 됐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여야 간사가 없이 국회를 운영할 수 없다는 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고 교섭단체가 요구하는 간사를 선임해주는 것이 오랜 관행인데 이 안건을 안 올려줬다"며 "추 위원장이 6선 의원이면 적어도 국회의 오래된 관행을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동료 의원들한테 내란 앞잡이, 공범이라고 하면서 내란이라는 큰 프레임 안에서 모든 걸 진행하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나 의원은 "추 위원장은 일방적·독단적·편파적인 위원회 운영에 대해 사과하고 즉시 간사 선임 절차에 협조해서 정상적인 법사위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나도 국회 법사위를 정상화하는데 있어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