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인멸 우려 및 범죄의 중대성 부각한 특검 측 주장 큰 설득력 얻은 듯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진품 결정타…서희건설서 제공했다는 취지 자수서도
윤 전 대통령 파면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노트북 포맷 및 휴대전화 교체
수사 개시 42일 만 '정점' 김 여사 신병 확보…주요 혐의 수사 최대 고비 넘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씨 공천개입, 건진법사 전성배씨 뇌물청탁 등 각종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됐다. 이에 따라 김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헌정 사상 초유의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자본시장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이날 늦은 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김 여사에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여사는 법원의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대기했으나 영장이 발부돼 정식 수용됐다.
법원이 김 여사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는 증거 인멸 우려와 범죄의 중대성을 부각한 특검 측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까닭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특검팀은 심사에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진품을 제시해 결정타를 날렸다. 이 목걸이는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착용한 것으로 처음에는 재산 신고 내역에서 뺐다는 의혹이 일었고, 최근에는 뇌물 의혹까지 번졌다.
김 여사는 당시 논란이 일자 지인에게서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고 지난 5월에는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에 모조품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다. 이어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는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다시 말을 바꿨다.
하지만 특검팀은 전날 서희건설로부터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해당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제공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받았다.
특검팀은 또한 김 여사가 지난 4월 4일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받아들여져 파면되기 직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노트북을 포맷(시스템 초기화)했고, 파면 후엔 휴대전화를 바꾸고 이를 압수한 수사기관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점 등을 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이 같은 행태로 볼 때 김 여사가 향후 주변인들과 공모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일 수사를 개시한 지 42일 만에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주요 혐의 수사의 최대 고비를 넘게 됐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관련된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통일교의 이권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우선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고, 법원은 김 여사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씨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심의를 방해하는 등 혐의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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