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스님, 화재 당일 29일 오후 직접 차량 몰고 칠장사에 도착
경찰 "CCTV 확인 결과 화재 발생 전후 요사채 드나든 다른 사람 없는 것으로 파악"
플라스틱 통에 든 물질 및 화재 연관성 수사 계획…주지 스님 등 3명 참고인 신분 조사
요사채서 발견된 법구 신원 확인 위해 DNA 감정…차량서 발견된 메모 필적감정 방침
자승 스님.ⓒ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69)이 입적하기 전 행적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속속 전해지고 있다. 자승 스님은 화재 발생 2시간여 전 하얀색 플라스틱 통 2개를 들고 칠장사 스님 숙소(요사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동아일보 등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면서도 “현장 인근CCTV와 칠장사 관계자 진술, 자승 스님의 휴대전화 기록과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시신은 자승 스님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화재 당일인 29일 오후 3시 11분께 직접 차량을 몰고 칠장사에 도착했고, 이어 칠장사 주지스님과 대화를 나눈 후 오후 4시 24분께 하얀색 플라스틱통 2개를 들고 요사채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CCTV에는 이후 자승 스님이 주차한 차량을 옮기러 나오는 등 2차례 요사채를 드나드는 모습이 촬영됐다.
이후 자승 스님이 요사채 안에서 밖을 한 차례 내다본 후 약 7분 뒤인 오후 6시43분쯤 요사채에서는 불길이 치솟았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보면 화재 발생 전후 요사채를 드나든 다른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오후 6시 50분께 칠장사에 머물던 보살의 119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18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진화 작업을 시작했고, 오후 7시 47분께 건물 내부에서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경찰은 자승 스님이 가지고 있던 플라스틱 통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그리고 화재와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다각도로 수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내 다른 장소에 있던 주지스님 등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요사채 내에서 발견된 법구가 자승 스님이 열반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면서도, 명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DNA감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차량 내에서 나온 2장 분량의 메모에 대해서는 필적 감정을 할 방침이다. 이 메모에는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라며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라고 칠장사 주지 스님에게 전하는 메시지 등이 들어 있었다.
국가정보원은 경찰 수사와 별도로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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