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금률 상향·신용거래 제한 등 미수거래 차단
신용융자잔고 7개월만에 17조원대 떨어져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최근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미수금이 큰 키움증권의 손실이 불어나는 가운데 리스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이후 미결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다수의 종목에 대해 위탁증거금률(거래대금에 대한 보증금의 비율)을 100%로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4일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19개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했다. 같은날 KB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85개, 18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했다.
증거금률이 100%로 높아질 경우 투자자들은 주식을 전부 현금으로 사야 해 미수거래로 인한 미수금 발생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데 증권사에서 한 종목이 아닌 10개 이상의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을 변경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용 리스크를 축소하고 투자위험으로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탁증거금률을 변경했다는 것이 이들 증권사들의 입장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증권사들의 리스크였던 만큼 증거금률을 우선적으로 조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증거금률 상향 조정 외에도 신용거래 제한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5거래일(10월24~10월30일) 동안 311개 종목의 신용거래를 막았다. 신한투자증권도 같은달 25일에만 118개 종목을 신용공여 불가종목으로 지정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움직임은 지난달 발생한 영풍제지 사태에서 타 증권사 대비 낮은 키움증권의 증거금률을 악용한 것으로 알려지자 추가적인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월까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설정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타 증권사 대비 낮게 설정했던 키움증권에 대량 미수금이 발생했다. 지난달 25일부터 거래가 재개된 이후 영풍제지의 주가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미수금 규모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현재 키움증권이 공시한 영풍제지의 미수금 규모는 약 4940억원으로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4258억원)을 초과한다.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 행보에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달 30일 기준 17조183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17조원대로 내려앉은 규모다.
업계에서는 지난 4월 라덕연 사태 이후 개별 종목의 등락폭에 대한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이 강화된 것을 바탕으로 유동성·변동성·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은 영향도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약세가 지속되던 상황에서 주가조작으로 의심되는 사태가 올해에만 세 번이나 발생해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올 들어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대한 경고와 조사를 집중적으로 한 만큼 증권사들이 계속 리스크 관리 강화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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