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인기 캐릭터의 서사·설정을 확장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 드라마의 세계관이 활용되고 있다. 인기 드라마의 스핀오프 작품들이 연이어 공개를 앞두면서, 이 작품들이 또 어떤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될지 궁금해진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 서동재가 새로운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가 내년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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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검 검사 서동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되는 작품으로, ‘스폰서 검사’라는 과거의 부정이 낙인처럼 찍힌 탓에 앞날이 캄캄한 서동재가 검사로서의 촉과 기회주의자의 본능 사이 위험한 줄타기를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준혁이 이 드라마에서도 서동재 역을 맡았으며, ‘비밀의 숲’ 시리즈를 집필한 이수연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한다.
‘비밀의 숲’ 시리즈에서는 조연 캐릭터였지만 선과 악을 오가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서동재를 향해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며 응원이 쏟아졌고, 이에 서동재 단독 주연의 드라마까지 탄생하게 됐다. 시즌2까지 이어지며 큰 사랑을 받은 ‘비밀의 숲’의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달래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는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로 세계관을 이어간다. 99학번 의대 동기 다섯 명을 중심으로, 율제병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재학(정문성 분), 겨울(신현빈 분), 민하(안은진 분) 등 전공의들의 고충 및 애환도 일부 담겼었다. 이들의 열정과 성장기 또한 이 드라마의 따뜻한 감성을 배가하는 요소가 됐었는데, 스핀오프 작품으로 해당 서사의 장점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배우 고윤정, 신시아가 출연을 확정했으며,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를 탄생시킨 신원호 감독,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함께한다.
이 외에도 지난 2017년 방송돼 사랑을 받았던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도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선천적으로 놀라운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의 6촌 강남순과 엄마 황금주, 외할머니 길중간이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내용으로, 6년 만에 세계관을 이어나가게 된 것. 당시 ‘힘쎈여자 도봉순’을 집필했던 백미경 작가가 그대로 각본을 맡았다.
앞서도 인기 드라마의 종영 이후, 시즌제는 물론 예능프로그램에서 다시 뭉쳐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래는 등 세계관을 다채롭게 활용하는 시도들이 이어졌었다. ‘펜트하우스’의 엄기준, 봉태규, 윤종훈이 예능프로그램 ‘해치지 않아’로 반전 매력을 보여준 바 있으며, ‘술꾼도시여자들’의 정은지, 한선화, 이선빈은 ‘산꾼도시여자들’을 통해 등산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드라마 ‘신병’의 주역들이 예능프로그램 ‘신병캠프’를 통해 여러 군예능에 출연했던 출연진들이 뭉쳐 대결을 펼쳤었다.
‘모범택시’ 시리즈, ‘천원짜리 변호사’ 등 여러 편의 인기 장르물을 배출했던 SBS는 특별출연으로 ‘SBS 금토드라마’ 유니버스 구축을 시도하기도 했다. 드라마 ‘악귀’에 ‘모범택시’의 표예진이 출연했으며, ‘모범택시2’에는 ‘천원짜리 변호사’의 남궁민, ‘펜트하우스’의 김소연, ‘법쩐’의 문채원 등 이 특별출연해 화제를 모았었다. 이렇듯 여러 시도들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이번에는 스핀오프로 드라마로 세계관 연장을 시도하는 흐름이 생겨난 셈이다.
특히 스핀오프의 경우, 시즌제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영리한 방식으로 세계관의 생명을 연장하는 시도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시즌2까지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비밀의 숲’은 지금까지도 새 시즌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드라마 제작 시스템상 장기 시즌제를 시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앞서 유연석이 한 인터뷰에서 “시즌3를 당연히 하고 싶지만 인턴, 레지던트로 출연했던 분들이 이제는 다 주연으로 작업을 하고 있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처럼, 주연으로 발돋움해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배우들을 다시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최근 시즌제 드라마들이 ‘속편’을 지나치게 의식한 전개로, 무리한 전개를 시도하거나 혹은 서사의 확장 없이 스케일만 키워 실망감을 유발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소방서 옆 경찰서’의 후속작인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가 주연 배우 손호준을 갑작스럽게 하차시켜 빈축을 샀으며, ‘경이로운 소문’의 시즌2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는 화려함만 강조한 텅 빈 전개로 실망감을 유발했다.
이렇듯 장수 시즌제에 대한 욕구는 있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선보이기는 쉽지가 않은 것이다. 이에 스핀오프 드라마들이 세계관을 연장하고, 동시에 설정상의 차별화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시도로 남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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