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도래 전세계약 '역대급'…DSR 완화에도 임대인 '발 동동'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3.06.20 06:37  수정 2023.06.20 06:37

내년 상반기까지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 가중

'역전세' 우려 해소…보증금 차액에 대해 DSR 완화 검토

임대인 "보증보험 가입요건 강화 맞물려, 실효성 글쎄"

전세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세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에 한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임대인들은 실효성을 꾀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직방이 2021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전세거래 총액을 조사한 결과, 향후 1년간 전국의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보증금 규모는 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 149조800억원, 내년 상반기 153조900억원의 전세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1년 실거래가 공개 이후 집계된 거래액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228조3800억원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고, 최근 전세사기 우려가 커진 비아파트는 연립·다세대 33조4200억원, 단독·다가구 22조8100억원, 오피스텔 17조5600억원 등이다.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2년 전 대비 13.5% 떨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계약 만기 시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역전세 위험에 처한 가구수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관련 대책 마련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증금 차액에 대해 다음 계약 기간 때까지만 DSR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금융당국, 기획재정부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대인이 규제 완화로 생긴 자금을 또다시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그대로 볼 것이고, 보증금 반환 목적에만 쓰도록 할 것"이라며 "길어도 1년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집주인이 대출을 받을 경우 전세반환보증에 가입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집주인의 대출이 숨통을 트면 세입자들의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일부 해소될 거란 기대가 나오지만, 임대인들은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임대사업자는 "이미 규제 완화 방안이 나오더라도 시장의 역전세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늦었다"며 "집주인들은 여전히 대출이 나오지 않아서 2금융, 3금융으로 내몰리고 소위 빚을 져서라도 임차인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임차인들은 전세사기에 의한 보증금 미반환이든, 역전세 상황 속에서 일어난 보증금 미반환이든 중요하지 않다"며 "아파트는 그나마 시장 상황이 나아져서 팔 수라도 있지만, 빌라는 욕심 다 내려놓고 그냥 가져가라고 해도 가져갈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임대인들은 대출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지난 5월부터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시행 중인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도 다시 손질해야 한단 입장이다. 공시가격의 126%까지만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하게 되다 보니 신규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보증금을 급격하게 낮추면서 역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단 지적이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5월부터 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강화되다 보니 실질적으로 10년 전보다 낮은 가격으로 보증금을 설정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시장에선 강제로 역전세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 임차인과의 계약이 끝날 경우에는 어떤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지 의문"이라며 "보증보험 가입요건 강화, 공시가격 하락이 맞물린 상황에서 DSR 규제는 차액이라는 전제가 붙고, LTV는 그대로 적용된다면 사실상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유의미한 수준은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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