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체리피킹’ 공세 후 첫 회의…대출 죄면서 중금리 늘려라?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5.12 07:09  수정 2026.05.12 07:13

금융위, 인뱅 3사 불러 CSS·중저신용대출 운영 현황 점검

중금리대출 1년새 3조원 감소…“총량규제가 공급 위축”

차주 절반 신용점수 상승했는데…현장선 “정책 충돌” 지적

김용범(왼쪽부터) 정책실장,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이 지난 3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당국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인뱅) 3사를 불러 중·저신용자 대출 운영 현황과 대안신용평가(CSS) 체계를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뱅을 공개 비판한 이후 금융당국이 실제 실무 점검에 나선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8일 인뱅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신용리스크·신용평가 담당 실무진과 만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현황과 신용평가모형 운영 실태, 실제 신용개선 효과 등을 점검했다.


김 정책실장은 이번 달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체리피킹은 인뱅의 사명이 아니다”며 “그들이 가진 데이터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명확히 증명하게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의 감소세 배경에는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의하면 지난해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업권의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는 27조81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0조9100억원 대비 3조10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기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이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6·27 대책 등으로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부동산 매입 목적이 아닌 중·저신용자의 생활자금 대출까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와 더불어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을 강화하라는 정부 정책이 충돌하면서 금융권 내 혼란도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건전성 관리·포용금융 확대 요구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현장 부담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더욱이 인뱅 중신용대출 차주의 절반가량이 대출 이후 신용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김 정책실장이 제기한 ‘체리피킹’ 비판과 실제 현장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중신용대출 차주 가운데 49.2%는 대출 실행 후 1개월 내 신용점수가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52%, 케이뱅크는 48.4%, 토스뱅크는 46%의 차주가 신용점수 상승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중·저신용자의 경우 금융권 내에서 안정적인 대출·상환 이력을 쌓는 것 자체가 신용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현재처럼 중·저신용자에게도 동일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DSR 규제가 적용되는 구조에서는 안정적인 대출·상환 이력 자체를 쌓기 어려워진다.


결과적으로 신용 개선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결국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서는 단순 압박보다 제도 설계 정비가 먼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총량규제 일부 완화, 대안신용평가 활용 확대, 데이터 인프라 구축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견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의 신용점수가 올라가려면 결국 금융권 안에서 대출을 받고 정상 상환 이력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총량규제와 DSR 규제로 대출 자체가 막히면 포용금융도 현실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라고 하면서 동시에 총량규제와 DSR 규제를 유지하면 현장에서는 상충되는 정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포용금융 확대를 원한다면 규제 체계 역시 함께 손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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