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예술과 외설 사이?…시대 역행하는 여아이돌의 퍼포먼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3.06.08 14:01  수정 2023.06.08 14:01

HBO 드라마 ‘디 아이돌’ 속 제니 안무 논란

화사, 대학 축제서 선정적 동작 선보여 갑론을박

19금을 넘어 29금을 방불케 하는 선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아이돌들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예술과 외설 사이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가기도 하지만, 이 같은 무대들이 최근 걸그룹을 향한 성적 대상화를 경계하는 시선에 찬물을 뿌리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HBO 드라마 ‘디 아이돌’이 최근 북미에서 방송을 시작한 가운데, 그룹 블랙핑크 제니의 일부 출연 장면이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드라마 ‘디 아이돌’ 속 제니ⓒHBO 영상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인기 팝 스타가 몸담은 연예계에서 벌어진 그들의 사랑과 열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에서 제니는 조셀린(릴리 로즈 뎁)의 친구이자 백업 댄서인 다이안 역을 맡았다. 1회에서는 다이안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신이 담겼는데, 제니가 탱크톱에 짧은 팬츠를 입고 등장해 남성 댄서들과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제는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등 자극적인 동작들이 이어지며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회에서 제니의 분량은 10분 내외로 짧았지만, 파격적인 장면에 시청자들의 충격은 컸다. 물론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한 것이지만, 남성주의적 성적 판타지를 재현하기 위해 여성 혐오적 묘사가 다수 담긴 ‘디 아이돌’ 자체에 대한 혹평과 맞물려 시청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야기 중이다.


앞서는 화사가 한 대학교 축제에서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댄스가수유랑단’ 촬영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축제에서 화사가 다리를 벌리고 앉은 상태에서 손을 혀에 갖다 대고, 이후 특정 신체 부위를 훑는 동작이 참가자가 찍은 직캠을 통해 퍼지게 된 것.


노출이 심한 의상과 섹시함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동작 등 여러 차례 선정적인 무대로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는 현아를 비롯해, 그간에도 걸그룹 또는 여성 가수들의 선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이어졌었다.


일각에서는 퍼포먼스의 일환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당당함을 표현하는 한 방식이며, 이를 지적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수위 높은 퍼포먼스를 옹호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최근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묘사하는 등 ‘선을 넘는’ 사례들이 생겨나면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셈이다.


수위 조절 실패는 물론,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쏟아진다. 최근 불필요한 노출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 비롯해 걸그룹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에 대한 경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나친 섹시 콘셉트는 오히려 네티즌 또는 팬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는 등 관음적 욕망의 대상으로 소비되던 걸그룹 향한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룹 (여자)아이들이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을 꼬집는 ‘누드’로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최근 ‘퀸카’ 통해서도 여성의 당당함을 주제로 삼고 있다. 이렇듯 기존 걸그룹들이 담던 메시지와는 다른 주제를 내포하면서도 이를 재현하기 위해 노출이 과도한 의상을 입는 것에 대해 ‘성적대상화를 비틀기 위해 이를 재현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유의미한 논의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여성 가수들의 외설적 퍼포먼스가 당당함으로 포장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일부의 아쉬운 행보가 많은 이들의 노력을 후퇴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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