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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 외교·안보의 새로운 지평


입력 2023.06.07 05:05 수정 2023.06.07 05:05        데스크 (desk@dailian.co.kr)

한국의 국력, 일본과 프랑스 앞서

윤석열, 우크라 무기 지원 등 발언할 만한 국력

중국, 반도체 강국 한국 적대할 실력과 역량 못미쳐

진보 민주 진영, 터무니없는 깎아내리기 정략적 의도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G7 정상회의에 전격적으로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G7 정상회의에 전격적으로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상반기 굵직한 외교·안보 이벤트가 줄을 이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이라는 시점에서 외교·안보 현안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미국의 강력한 영향력 하에 있는 동아시아의 공업국가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외교·안보는 미국과 동조하고 미국의 편승하는 것 정도로 충분했다.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어느 무렵부터다. BTS(방탄소년단), 블랙핑크가 세계를 석권하고 K-9 자주포가 세계 방산시장을 강타했다. 일본이 장기불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이 한국이 1인당 GDP(국내총생산)에서 일본을 앞서느니 마느니 하는 뉴스들이 흘러나왔다.


지난 2023년 5월 17일 전경련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 현주소’ 제목의 보고서는 한국의 국력을 미국·중국·러시아·독일·영국에 이어 6위로 평가한다. 한국이 일본과 프랑스를 앞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은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마크롱, 독일과 영국의 총리들은 대외무대에서 주로 국제적인 이슈에 대해 말한다. 그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중국과 대만 사태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은 명실공히 세계적인 플레이어다. 반면 한국은 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 기껏해야 동아시아 안정에 대해 즐겨 말한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4월 19일 로이터 인터뷰이다. 방미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말하고 대만에서의 현상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과도하게 발끈하면서 상황이 악화되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의 목소리가 더 커지기 전에 제압할 필요가 있다고 봤을 것이다. 한국의 진보 민주 진영 또한 이에 발맞춰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며 자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프랑스·영국은 공공연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전차나 F-16 전투기가 거론될 정도이다. 한편 한국의 군수 지원은 포탄 50만발 수준이다. 핵심은 현 정세에서 한국이 포탄 지원을 감당할만한 국력이 있는가이다. 현 상황에서 러시아가 한국의 포탄 지원을 문제 삼아 한국에 대해서만 보복·응징할 여력은 없다. 한국의 국력은 그것을 한참 넘어 있다. 대통령의 발언은 해서는 안 될 객기가 아니라 나름 할만한 이야기였다.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극적인 사태는 마이크론 사태이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해 제재를 가하자 중국 시장에 반도체를 공급할 여력이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었다.


이를 두고 다양한 논란이 벌어졌다. 역시 진보 민주 진영은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면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누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가는 결국 실력이 말해준다. 지난 5.25~26 미국에서 열린 한중 통상장관 회담에서는 누가 우위에 있는가가 확인되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한국까지 적대할 실력과 역량을 갖고 있지 못했다. 한국은 명실공히 반도체 강국이었다.


때마침 북한 이슈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한 반면 한국의 누리호 발사, L-sam 요격 미사일 발사가 성공하여 대비를 보인다.


사실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계기로 한 중국, 러시아와의 기 싸움은 전략과 갈등의 기본에 해당한다. 동네 양아치들과의 싸움에서도 터무니없는 양보는 화를 부른다. 바둑에도 게임에서는 져도 패에서는 지지 말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동네 싸움이든 바둑이든 인간사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 기세를 유지하고 그것을 적절히 다루는 것은 전략의 초보에 해당한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 정부는 중국·러시아와 기(氣)대결을 성공적으로 돌파했고 진보 민주 진영은 그들의 터무니없는 정략적 의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 통신 인터뷰와 그 후 있었던 중국·러시아와의 파워 게임은 한국이 동아시아의 생산성 있는 공업국가에서 세계적인 플레이어로 국제 현안에 대해 발언할 역량과 자격이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세계 6위 수준의 글로벌 국가라면 그에 맞는 외교 전략을 가져야 한다. 위 로이터 인터뷰를 계기로 촉발된 갈등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입문에 해당했다면 이제 한국은 본격적인 전략적 구상을 둬야 한다. 여기서 다시 두 개의 세계관이 충돌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첫째 자유와 보편적인 인권에 기초해 둘째. 한미동맹을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시키자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대만 문제도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시키자는 구상의 연장선 하에 있다.


이를 부정하는 측에서는 세상을 다극 질서로 보고 한미동맹 일변도가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도 의미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국제적으로 인도나 프랑스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이를 북한 문제로 확대하면 대북 강경 일변도가 아니라 남북협상과 대화의 여지를 남겨둘 것을 주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나름의 균형을 유지할 필요는 있겠지만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은 명백히 중국·러시아·북한이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 공격을 시사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을 넘어 핵무기 사용을 암시하고 있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 도발을 통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국가·정부로서의 상식적인 대응 수준을 넘지 못한다. 이 정도를 두고 전략적 이탈이나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간다는 식의 공격은 황당한 것이다. 전략을 운운하기 전에 바둑의 패싸움에서 양보부터 하자는 어이없는 주장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제정책은 2010년대 후반 이래 한국민의 두드러진 민심 변화, 친미 반중 반북 구도의 연장선 하에 있다. 따라서 한미동맹을 강화하자는 것은 일종의 공리로 보인다. 한미동맹을 상대화하고 다국적 질서를 추구하자는 주장은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


요약하면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 문제를 신축성 있게 다루는 것이 기본으로 보인다.


강제동원, 후쿠시마 오염수 등을 주제로 반일 문제는 그도 아니다. 그것은 사멸해 가는 구질서, 과거 패러다임에 대한 집착이면서 외교·안보 문제마저 정략적 문제로 몰고 가려는 음모에 가깝다. 올 상반기 이재명 민주당이 제기했던 반일 문제는 해프닝으로 끝나가고 있다. 그 기저에도 세계 정상급 국력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이 있다.

ⓒ

글/ 민경우 시민단체 대안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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