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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의상, 무대 그 후①] 스포트라이트 끝엔 면할 수 없는 창고행


입력 2023.03.10 11:05 수정 2023.03.10 11:0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시간 오래되거나, 해체할 때쯤 폐기

가수는 음악성과 가창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아이돌 산업이 케이팝(K-POP)의 주류가 되고,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확장되면서 음악성과 가창력 사이에 ‘콘셉트 지향적인 비주얼’ 역시 비중이 커졌다.


ⓒSM, 젤리피쉬 ⓒSM, 젤리피쉬

특히 무대 의상은 아이돌 멤버들 개인의 신체의 장점을 살려 매력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화려한 군무 및 퍼포먼스를 완성하는 요소가 됐다. 3분의 노래를 최고의 비주얼과 함께 보여주기 위해 제작되는 의상을 위해 스타일리스트들은 기획 회의를 거쳐 제작까지 심혈을 기울인다.


여러 무대에 똑같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면, 팬들은 다른 그룹과 비교하며 바로 불만을 제기하기에 디자인도, 소재도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앨범으로 컴백하면 보통 2주 동안 12벌의 의상을 멤버 별로 만들어야 한다. KBS '뮤직뱅크',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엠넷 '엠카운트다운', MBC M '쇼 챔피온', SBS M '더 쇼' 무대를 오르며 똑같은 의상은 금지다.


금액도 만만치 않다. 다섯 명의 아이돌 기준, 무대 하나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 350만 원에서 최대는 1000만 원이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

한 스타일리스트는 "과거 '더 쇼'나 '쇼 챔피온' 등 케이블 채널은 의상을 재탕해 입기도 했는데, 요즘은 케이블도 새 옷을 입는 게 추세다. 예전에는 신곡 컴백 활동이 길어 첫 주에 입었던 걸 마지막 주에 리폼해 입기도 하지만, 활동 기간이 평균 10일 정도로 짧아져 같은 기간 동안 리폼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스타일리스트와 스태프들이 콘셉트에 맞게 제작한 아이돌들의 의상은 3분의 무대가 끝난 후, 어떻게 처리될까. 5인조 아이돌의 2주 활동 의상이라면 60벌의 옷이다. 게다가 이 의상들은 대개 일상에서 입기에는 부담스러운 무대 의상이다.


활동이 끝나면 스타일리스트들이 이후 국, 내외 콘서트에 활용을 고려해 일정 기간 관리한 뒤, 쓰임이 더 이상 없을 때 소속사에게 보낸다. 소속사는 창고를 빌려 활동 기간마다 분류해 옷을 보관한다. 시간이 많이 지나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다고 판단된 의상은 폐기하거나 모아뒀다가 해체하는 시점에 맞춰 폐기한다.


의상 제작비가 적지 않다 보니 신인 아이돌 그룹을 키우는 소속사라면 창고에 보관한 뒤, 선배들의 옷을 리폼해 입히기도 한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소장하는 경우도 있다. 마음에 드는 제작 의상을 개인이 가져가거나, 원가보다 저렴한 금액에 팔기도 한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소속사마다 보관하는 곳과 관리하는 팀이 따로 있다. 최대한 다시 활용하는 방향을 고민하거나, 다양한 행사나 활동에 쓰일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재활용 역시 한 두 번으로 제한돼 있어 결국에는 폐기로 이어지고는 한다"라고 말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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