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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홀로 출석하겠다"더니…친명은 '조국 수호' 재현 준비


입력 2023.01.28 00:00 수정 2023.01.28 00:09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정청래 "함께 가자"며 대대적 참여 추동

김남국 "李 혼자 보내는 것 안쓰러워"

토요일 출석, 지지층 '동원' 때문이었나

檢 9시 30분 요구에도 10시 30분 고집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27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와 전국대학생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정권의 무리한 수사와 야당 탄압에 대한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27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와 전국대학생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정권의 무리한 수사와 야당 탄압에 대한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다. 이달 초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조사는 이 대표를 둘러싼 여러 비위 의혹 중에서도 핵심인 위례 신도시와 대장동 개발 특혜 관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직위는 물론이고 정치생명까지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명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추동, 이 대표 출석 시간에 맞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대대적인 위력 시위를 계획 중이다. "부패 검찰에 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켜야 한다"던 소위 '조국 수호 집회'와 내용·장소가 판박이다. 이 대표는 홀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이 대표 주변에서는 "자발적 참석은 막을 수 없지 않으냐"며 오히려 지지층을 독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청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짐도 함께 지는 것, 비 올 때 함께 비를 맞아주는 것"이라며 "이재명과 함께 하자"고 적었다. 나아가 '서초 항쟁의 날'이라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를 통해 구체적인 모임 시각과 장소까지 지정해 공지했다.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장경태 최고위원도 "지지자들이 많이 나와 줄 것으로 예상을 한다"면서 "당연히 우리 지지자들을 만나기 위해 참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다른 의원들도 많이 가실 것"이라며 대대적인 위력 시위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남국 의원도 "(이 대표) 혼자 가게 하는 게 마음이 너무 안쓰러워서 같이 가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다"며 "대표는 오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안쓰러워서 삼삼오오 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탄'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번처럼 함께 들어가는 모습을 연출하지 않고 일반 지지자들과 국민 사이에 섞여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출석 일을 주말로 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 많은 지지자들의 현장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주말로 날짜를 정했다는 것이다. 통상 오전 조사는 9시 30분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검찰은 9시 30분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 대표와 민주당은 당초 통보한 시각인 오전 10시 30분을 고집하고 있다.


與 "李, 혼자 간다더니 이제와서 두렵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 현장에 지지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제작한 포스터를 27일 SNS에 배포했다. ⓒ페이스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 현장에 지지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제작한 포스터를 27일 SNS에 배포했다. ⓒ페이스북

국민의힘 역시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보고 있다. 방탄 논란을 피하고 정치탄압 명분을 위해 이 대표는 "홀로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고, 뒤에서는 친명 의원들이 지지층을 추동해 자발적 위력 시위를 하는 그림을 연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 수사가 구체화되자 인천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고, 또 당대표가 돼 이중삼중 방탄조끼를 입고 있다"며 "왜 저럴까. 뭔가 본인이 두렵고 겁나는 게 있으니까 이중삼중 저렇게 안전장치를 하는구나 국민들이 먼저 알아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1차 소환과 마찬가지로 온통 야단법석일 것 같다"며 "이 대표 주장대로 결백한데 뭐를 잘 지켜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냥 조용히 조사에 응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범죄 피의자로서 당연한 나 홀로 출석도 말뿐"이라며 "자발적 참석은 막을 수 없다며 은근슬쩍 참석을 도모하더니, 날짜가 임박해오니 이 대표는 친명 의원들과 회동하고 지지자들에게는 '지켜달라' 대놓고 호소했다. 더 나아가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청 집결 동원령까지 내렸다"고 꼬집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CBS 라디오 방송에서 "여태까지 정치인들 중 한 번도 '죄 있소'해서 끌려간 사람이 있었느냐. 곽상도(전 의원)도 뇌물 50억원을 받고도 정치탄압이라고 했다"며 "검찰에서 여러 가지 증거들이 다 확보가 돼 있다. 이분(이재명 대표)의 정치생명은 이제 끝난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 사수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 전체가 수렁으로 끌려 들어가는데도 자기 정치를 한다"며 "강성 당원들에게 어필을 하면 공천을 받고 심지어 초선이 최고위원까지 올라가는 걸 봐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놀라운 건 민주당 사람들이 자기 당 걱정을 저보다도 안 한다는 것"이라고 촌평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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