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제1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가 6일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오늘은 50년 전통의 정통 민주야당이 분열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 거듭 태어나는 날이다.”
향후 2년 동안 야권을 이끌 통합민주당의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7·6 전당대회의 막이 올랐다.
6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의 전대는 이명박 정부와 거대여당인 153석의 한나라당의 독주에 맞서기 위한 강력하고 대안능력을 갖춘 민주당을 이끌 새 지도부를 선출을 염원하는 대의원들과 당원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각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체조경기장 앞에서 진을 치고 지지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대의원들에게 ‘한표’를 호소하는 등 막판까지도 득표활동에 주력했다.
이날 낮 12시 30분경부터 대의원들의 입장이 시작되자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후보들도 전대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새 지도부의 향배를 쥐고 있는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1시 20분경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와 각 시도당 위원장의 입장은 전대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짐짓 대선 참패 이후 재기불능 상태로 치달을 것 같았던 야권을 통합하며 6·4 재보궐 선거의 승리로 민주당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던 현 지도부에 대한 찬사로 보이기도 했다.
1시 30분경엔 총 1만2194명 대의원 중 8694명(71.3%)이 참석했다는 성원보고가 이뤄져, 과거 전대가 제대로 개최될 수 있을 지 걱정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맹형규 정무수석,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잠실 올림픽 제조경기장에서 열린 통합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날 전대엔 지난 3일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을 2년 동안 이끌 신임 대표로 선출된 박희태 대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야당의 전대에 여당 당 대표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여당 대표로서 쇠고기 정국 이후 경색돼 있는 여야 관계를 풀기 위한 정치적 행보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전대를 축하해 주기 위해 박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 청와대 맹형규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화환을 보내 민주당의 전대를 축하했다.
손학규 "우리도 변해야 한다" … "과거가 아닌 미래에서 정체성 찾아야"
이날 퇴임하는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구(舊) 열린우리당계와 민주당계의 화학적 결합을 강조하는 한편, 민주당 스스로의 변화를 기반으로 한 민심 회복과 강력한 수권야당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가길 차기 지도부에게 당부했다.
“부족한 나에게 민주당 대표라는 막중한 책임과 영광된 소임을 맡겨줘 감사드린다”고 밝힌 손 대표는 “오늘은 이 땅의 정통 민주야당이 새롭게 거듭 태어나고, 50년 정통민주세력이 하나돼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날이자 어둡고 긴 패배의 터널을 뚫고 나와 희망과 승리의 길이 활짝 열린 날”이라고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손 대표는 “우리는 어제(5일) 서울 광장에서 위대한 국민 승리를 보았다. 국민 건강을 돌보지 않고 검역주권을 포기한 이 정부에 대항해 우리 국민은 스스로 촛불로 생명의 길을 밝혔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어렵게 생각하고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할 때가 아니다. 국민의 뜻을 따르는 길이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도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도 변해야 한다. 변화와 쇄신은 우리의 생명”이라며 “과거에서 우리 정체성을 찾아선 안 된다. 세계와 미래 속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천 대표는 “우리는 통합을 이루고 대선 참패 후 4개월도 안 돼 치러진 총선에서 패배하지 않았다. 승리할 순 없었지만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할 때 갖고 있던 79석보다 많은 81석이라는 의석을 얻었다”면서 “이 모든 점에 대해 당원 동지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우리 민주개혁세력이 재집권의 기회를 갖기 위해선 당내 화합을 이루고 정직한 정치를 펼쳐야 한다”면서 “이렇게 된다면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이기고 (4년 뒤) 총선에서 승리해 (차기) 대선을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박 대표와 오랜 친구 사이인 박 대표는 특히 “한나라당 박 대표는 평소에 늘 주장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답게 쇠고기 정국에서 국민 뜻을 받들어 타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부탁드린다”면서 “신임 여당 대표가 그런 뜻을 가질 때 우리는 원내에 병행투쟁으로 기본 전략을 바꾸고 국회에 등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우리는 이 자리에 야당으로 섰다.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다시 시작하겠다. 거듭나는 자세로 국민의 사랑과 신뢰 되찾겠다”면서 “그리하여 2년 뒤 지방선거 승리하고 4년 뒤 총선에서 승리해 민주세력의 집권의 기반을 우리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과 여당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폄하하지만, 이제 국민의 눈으로 직접 목도하고 있다. 경제는 IMF 이전으로 돌아가고 정치·사회는 87년 6월 항쟁 이전으로 20년을 퇴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추구한 가치인 남북 평화공존을 통한 평화통일, 서민·중산층 위한 경제정책, 혁신도시 중심으로 한 국토균형발전의 가치를 우리가 지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전대에서 공식 당명을 ´민주당´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대의원들의 만장일치 인준을 받아 ´민주당´이라는 새 당명을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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