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는 시장 떠받치는 기둥"
유통업계, X세대 잡기 혈안...거대한 소비자 집단
‘40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확연히 달라졌다. 과거 40대라 하면 보통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의 40대는 어떤가. 이른바 ‘영 포티’(Young Forty)라 불릴 정도로 젊은 이미지가 강하다. 한때 기성세대로부터 ‘오렌지족’이라는 비난을 들을 만큼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유연하게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X세대가 바로 지금의 40대다.
X세대는 주로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나 아날로그와 디지털시대를 모두 경험한 세대로, 사회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은 40대들이 주축이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코리아 2022’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 ‘엑스틴’(X-teem)이란 신조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엑스틴은 M을 포위하고 있는 세대인 X세대와 10대(teen)의 합성어다. 즉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10대 시절을 보내며 형성한 자유롭고 개인주의적 성향을 간직한 채 어른이 돼 10대 자녀와 일상을 공유하는 세대를 말한다.
김난도 교수는 “X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로 현재 사회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다. 원조 ‘신세대’였고 현재 인구와 소비 능력이 가장 크다”면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견줘 상대적으로 등한시됐던 X세대가 전면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김 교수는 “새로운 서비스를 처음 써보는 것은 MZ세대지만, 시장에 안착하려면 X세대의 힘이 필요하다. X세대가 시장을 떠받치는 기둥”이라고도 했다.
실제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발표한 ‘주민등록 연령별 인구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4050세대는 전체 연령의 32.5%(40대 15.9%, 50대 1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2030세대가 26.2%였으며 6070세대는 20.7%, 10대 이하는 16.5%에 불과했다. 즉 과거 X세대로 일컬어졌던 1970년대생(42~52)이 인구 규모 측면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더불어 이들은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별 월평균 소비지출은 39세 이하 가구가 237만6000원, 40~49세 가구 309만 원, 50~59세 가구 278만3000원, 60세 이상 가구 169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소비에서도 엑스틴의 영향력은 크다. 청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배달 앱이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도 엑스틴 세대의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커머스·모바일 쇼핑과 밀접한 간편결제의 경우 20대는 34%에서 29%, 30대는 35%에서 34%로 감소한 반면 40대는 22%에서 24%, 50대이상은 9%에서 13%로 증가했다.
OTT 및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은 디지털 컨텐츠의 경우도 과거 20대의 이용이 월등했던 것과 달리 중장년층 세대의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OTT와 음원 스트리밍 이용 비중의 경우 20대는 각각 44%에서 34%, 44%에서 37%로 줄어든 반면, 30대는 29%에서 31%, 29%에서 29%, 40대는 18%에서 22%, 20%에서 22%, 50대 이상은 9%에서 13%, 7%에서 11%로 증가했다.
자신을 위한 투자는 물론, 자녀들을 위한 소비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유통가도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버거킹은 배우 김영철, CJ제일제당은 배우 나문희, 오비맥주는 배우 윤여정, 칭따오는 배우 김갑수를 광고 모델로 내세웠는데, 이는 X세대에게 친숙한 얼굴이면서 동시에 MZ세대에게 신선한 얼굴이기 때문이다.
패션 업계도 X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김혜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0대 사용자 수가 전년대비 260% 증가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4050세대 여성 고객을 위한 패션 플랫폼 ‘포스티’(Posty)를 출시했고 퀸잇은 40대 여성을 위한 패션 앱으로 출시된 이후 빠르게 성장해 현재 앱 다운로드 수가 380만건을 넘어섰다.
‘영 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의 저자 이선미 씨는 “X세대는 지난 30년간 대한민국의 평균이었고, 21세기 모든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의 시작에 그들이 있었다. 대한민국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거대한 소비자 집단이자 유권자 집단이기도 하다. 그들은 20대와 30대를 거치며 대한민국 사회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고, 현재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의 사회, 문화, 경제, 정치를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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