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효과?… 현대오일뱅크 점유율만 증가한 이유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2.08.21 06:00  수정 2022.08.19 17:59

현대오일뱅크 상반기 경질유 점유율 '나홀로 증가'

최다 직영주유소 운영·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 선호↑

차별화된 브랜드 마케팅·서비스 효과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올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유일하게 점유율이 증가해 눈길을 끈다. 이 기간 국내 경쟁사 점유율이 '현상유지'에 그치거나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판도 변화는 기름값 상승에 한껏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가장 저렴한 가격을 찾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유류세 인하분을 즉시 반영해온 직영주유소 효과도 컸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직영주유소를 운영중이다.


21일 한국석유공사(KNO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정유사의 내수 경질유 시장점유율은 SK에너지 28.5%, 에쓰오일 23.8%, 현대오일뱅크 22.8%, GS칼텍스 22.6%였다. 경질유는 휘발유, 등유, 경유 3개 유종이 대상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내수 시장 점유율 21.1%로 정유 4사 중 최하위권에 머물던 현대오일뱅크는 올 상반기 22.8%로 성장하며 GS칼텍스(22.6%)를 누르고 에쓰오일(23.8%)에 이어 3위에 올랐다.


1년 전인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4%p 상승한 것으로, 이 기간 경쟁사들이 나란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SK에너지는 1.4%p 떨어진 28.5%,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1.0%p, 0.2%p 줄어든 22.6%, 23.8%에 그쳤다.


이 같은 판도 변화는 국내 기름값 급등 및 이에 따른 정부 유류세 인하 정책과 긴밀히 맞닿아 있다. 지난해부터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보통휘발유 판매가격은 작년 1월 월평균 ℓ당 1400원대에서 같은 해 10월 1700원대로 급등했다.


소비자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정부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수송용 에너지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유류세는 휘발유, 경유, LPG 등에 붙는 세금으로, 유류세를 인하하는 만큼 최종 제품 가격도 내려간다.


이 같은 조치에도 국제유가가 지속 상승하고 휘발유 가격도 고공행진하자 정부는 올해 5월 인하폭을 30%로 확대한 뒤 급기야 7월에는 법정 최대한도인 37%까지 확대 적용했다.


정유사들은 유류세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해가며 세 차례나 인하분을 즉시 반영했다. 이에 따라 각 정유사의 직영정유사들은 인하 조치 시행 당일부터 자영주유소 가격보다 저렴하게 경질유를 공급했다.


휘발유, 등·경유 상승세로 한껏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렴한 주유소를 찾기 시작했고, 이는 가격경쟁력이 높은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선호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 오피넷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현대오일뱅크의 보통휘발유 가격은 ℓ당 월 평균 1858.08원으로 정유 4사 중 가장 저렴하다. SK에너지, GS칼텍스 보다 8.51원, 9.22원 더 싼 가격이다. 동일한 지역 내에서 더 싸게 휘발유·등경유를 공급하면 해당 주유소로 몰리는 게 당연하다.


유류세 인하가 곧바로 적용된 직영주유소 선호 효과도 두드러졌다. 현대오일뱅크의 직영주유소 개수는 352개로 국내 정유사 중 최다 직영주유소를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 보다 100개 이상, SK에너지 보다 200개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현대오일뱅크 직영주유소는 상당수 강남구, 서초구, 영등포구 등 서울 시내 요지에 자리잡고 있어 효과는 더욱 컸다.


강릉 샘터주유소에 설치 된 캠핑카 덤프스테이션ⓒ현대오일뱅크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2020년 초 SK네트웍스가 소유하던 직영주유소와 임차주유소 총 302개를 인수·임대했다. 이들 주유소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위치해있는 만큼 지리적 효과가 극대화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인구 밀집도가 큰 수도권은 주유소 이용 횟수가 지방 보다 아무래도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 최다 직영주유소 운영 등의 이점이 유류세 인하 조치와 맞물리면서 '나홀로 점유율 증가'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규모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현대오일뱅크는 다양한 마케팅·서비스 활동으로 소비자 어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강화를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운영인 대상 서비스 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으며, 서비스 현장 교육을 전담하는 서비스 컨설턴트 조직을 운영중이다.


서비스 컨설턴트 직원들은 전국 주유소를 찾아다니며 주유원 친절교육, 객장 환경관리 교육, 마케팅 컨설팅 등을 전담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보너스카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직접 주유소 서비스를 평가하는 ‘주유소 서비스 모니터링’도 시행중이다.


주유소 환경개선 활동인 '블루클린'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0년 3월 전담조직인 ‘블루클린사무국’을 신설하고 객장환경 개선 활동, 임직원 및 주유소 운영인 교육, 사내 전문가 양성, 블루클린 매뉴얼 제작 등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안전'에 중점을 두고 주유소 운영인들이 주요 시설물을 직접 점검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시설물 점검 프로세스를 제작하고 교육했다. 또한 주유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사례에 대해 유형별 예방 활동을 안내하고, 계단 미끄럼 방지 테이프 부착, 위험물 표시 스티커 및 차량 유도선 시인성 개선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최근 초소형전기차 전시, 프리미엄 셀프세차 진출, 캠핑카 덤프 스테이션 사업 도입, 마이크로 물류센터 사업 등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중"이라며 "이 외에 주유도우미 콜 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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