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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김동연, '어르신' 표심 공략…주말 맞아 분당중앙공원行


입력 2022.05.22 02:34 수정 2022.05.22 02:34        데일리안 분당(경기)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걱정 말라, 반드시 이긴다" 일성과

함께 중앙공원 돌며 시민들과 소통

어르신들과 차분한 대화 '인상적'

민주당 취약층…'인물'로 돌파하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중앙공원 시민 인사를 나온 자리에서 한 어르신 시민과 끌어안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중앙공원 시민 인사를 나온 자리에서 한 어르신 시민과 끌어안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공식선거운동기간 시작 이후 첫 주말을 맞이해 분당중앙공원을 찾아 어르신들을 향한 표심을 얻기 위한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김동연 후보는 21일 오후 배국환 민주당 성남시장 후보, 김병관 분당갑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분당중앙공원에서 시민인사에 나섰다. 중앙공원은 '1기 신도시'인 분당이 생긴 이래로 주민들의 오랜 휴식처이자 산책로로, 오랜 분당구민인 배국환 후보와 김병관 후보도 이날 김동연 후보의 시민인사에 동행했다.


이날 대낮에는 날이 무더웠으나 김동연 후보가 시민인사에 나선 오후 6시 무렵에는 선선해졌다. 많은 시민들이 도보나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 나와, 시민인사를 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김동연 후보가 도착하자 미리 기다리던 지지자들이 몰려와 격려를 건넸다. 격려에 담겨있는 염려를 간파한 김 후보는 "걱정 말라, 반드시 이긴다"며 "우리 김병관·배국환 후보를 잘 부탁드린다"고 도착 일성(一聲)을 했다.


'1기 신도시' 분당은 입주 30년을 향해가는 중이다. 처음 조성됐을 때 입주했던 주민들은 고령화했고, 30년새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평범한 젊은 부부가 매입하기는 어려워졌다.


'어르신'은 민주당의 지지세가 가장 취약한 세대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 세대가 선호하는 경제관료 출신인 김동연 후보가 '인물론'으로 돌파를 시도해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이날 김 후보가 중앙공원에서 시민인사를 하면서 어르신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눈 것은 인상적이었다는 분석이다.


金 "저희 어머니가 여든 일곱" 말에
92세 어르신 "젊으시네"…일동 폭소
90세 다른 어르신 "동생이네" 하기도
자녀들과도 자연스레 공감대 형성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배국환 성남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중앙공원 시민 인사를 나온 자리에서 한 어르신 시민 및 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배국환 성남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중앙공원 시민 인사를 나온 자리에서 한 어르신 시민 및 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벤치에 앉아 저녁 햇살을 쬐던 어르신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김동연 후보는 "이 동네 사시느냐"며 "연세가 어떻게 되시느냐"고 말을 붙였다. 92세라는 대답이 돌아오자 김동연·배국환·김병관 후보가 일제히 "아이고"라고 탄성을 터뜨린 것도 잠시, 김 후보는 "정정하시다. 우리 어머니가 여든 일곱"이라고 전했다.


87세의 김동연 후보 모친을 향해 "그래, 젊으시네"라는 92세 어르신의 화답에는 모두가 웃음을 터뜨려 자연스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됐다. 김 후보는 "서른둘에 혼자가 되셔서 정말 갖은 고생을 하셨다"며 "천막에서 여섯 식구가 함께 살았는데, 이렇게 도지사를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잘 모시라"는 어르신의 말에 김 후보는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 번 안아드려도 되겠느냐"고 했다. 어르신이 두 팔을 벌리자 김 후보는 껴안으면서 "어르신,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당연히 92세 어르신이 공원에 홀로 나온 것은 아니었다. 동반 여성이 취재진에 놀란 듯 멀찌감치 떨어져 있자, 김동연 후보는 웃으며 "왜 저만큼 가 계시느냐"고 찾아갔다. 딸이라는 말에 김 후보는 "우리 어머니도 곁에 막내 여동생이 있는데 한솔마을에서 살고 있다"며, 남 같지가 않은지 한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또다른 어르신을 만난 자리에서는 연세를 물었다가 "많아"라는 답만 돌아오자, 다시 웃으며 "많은 게 얼마신데요"라고 묻기도 했다. 90세인 어르신은 "우리 어머니가 여든일곱"이라는 김동연 후보의 말에 "동생이네"라고 빙그레 웃어보였다. 곁의 아들과도 "자제분이신가요, 효자시네요"라며, 자연스레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첫 10분 동안 중앙공원입구의 돌다리조차 못 건너는 등 김동연 후보는 서두르자면서도 어르신을 뵐 때마다 한 분 한 분 말을 붙여 이날 시민인사는 자연히 길어졌다.


손사래 치며 명함을 받지 않는 시민도 일부 있었으나, 대부분은 "도지사 후보입니다"라는 김 후보의 인사에 "알고 있습니다"라며 명함을 건네받았다. 그러면 김 후보는 "알아주셔서 고맙다"고 다시 깍듯이 감사를 전하는 모습이었다. "많이 응원해달라. 열심히 하겠다"며 김병관·배국환 후보를 일일이 소개하고 지지를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동연, 60대 이상에서 31.7% 지지율
동 연령 당 지지 비해 6%p 이상 높아
명함 받아주면 "알아주셔서 고맙다"
다시 깍듯이 감사…낮은 자세 엿보여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배국환 성남시장 후보, 김병관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중앙공원에 시민 인사를 나온 자리에서 한 어르신 시민에게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배국환 성남시장 후보, 김병관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중앙공원에 시민 인사를 나온 자리에서 한 어르신 시민에게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한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걷던 이들 앞에 2층 누각이 나타났다. '突馬閣' 현판에 김동연 후보는 "돌마각… 저게 돌(突) 자인가"라고 물었고, 김병관 후보는 "여기가 옛날에 돌마면이었다. 돌마로라고 있었다"고 설명을 하려다가, "더 잘 아시잖아요"라고 웃었다.


그말대로 김동연 후보와 성남과의 인연은 만만치 않다. 본래 청계천 판자집에서 살던 김 후보 가족은 김 후보가 15세가 된 1971년, 박정희정부의 강제 철거와 이전 정책으로 경기도 광주대단지(廣州大團地)로 이사했다. 대책 없는 이전으로 폭동으로 번졌던 그 1971년 '광주대단지사건'의 현장이다. 8·10 폭동 이후 광주대단지는 성남시로 승격해 지금에 이르렀다.


김동연 후보는 광주대단지에서 상업학교를 나온 뒤, 17세에 한국신탁은행에 고졸 행원으로 입사해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하며 야간대학도 다녔다. 이후 입법고시·행정고시에 '양과 합격'을 해 경제부총리에까지 이른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김 후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연고인 성남 분당에서 '어르신'들의 지지에 상당히 배가 고플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초박빙의 접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경기도지사 선거전에서 결국 김 후보가 얼마만큼 '어르신'들의 지지를 끌어내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일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7일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31.7%의 지지를 받았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동 연령대에서의 지지율(60.4%)에 비하면 열세이기는 하지만, 같은 연령대에서 민주당의 지지율(25.5%)보다는 6%p 이상 높은 수치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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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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