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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몫 ‘붉은 적폐’ 청산


입력 2022.01.16 07:19 수정 2022.01.14 08:20        데스크 (desk@dailian.co.kr)

검찰개혁 허구… 공수처는 수사실적 없이 사찰논란

“비리 부패 투전판 수사하지 않는 대가 혹독할 것”

거짓말 안 하는 전문가들에게 일 맡기는 게 최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생활밀착형 공약 행보의 일환으로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생활밀착형 공약 행보의 일환으로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은 탁월한 경세가(經世家)로 오지 않았다. 닳고 닳은 여의도 정치인으로는 더더욱 아니다. 그 흔한 정치경륜으로 정치 감각, 정치력이 뛰어났으면 지금의 윤석열은 없을 것이다. 검사로, 검찰총장으로, 정의 공정의 아이콘으로 윤석열 정치는 존재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문재인, 조국, 추미애가 정치인 윤석열을 창출한 것은 역사에 남을 아이러니다. 넓게 보면 대선후보 윤석열은 촛불혁명 세력이 합력해 고안한 최고 걸작이다.


촛불들의 린치는 집요했다. 집단 삿대질과 인격살인이 대놓고 반복됐다. 자신들이 앉힌 검찰총장에 대한, 전대미문의 핍박을 윤석열은 견뎠다. ‘검수완박’ 총공세에 맞섰던 윤석열은 항거 1년 만에 검찰총장직을 벗어 던졌다. 조직을 위해 사표를 냈다. 시쳇말로 모가지가 잘렸다. 세상물정 모르던 검사 한 명을 일약 스타로 만든 트리오의 신통술은 경탄할 일이다. 사람들은 어쩌면 엎드려 절할 날이 올지 모른다.


권력기관 개혁의 열매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허구(虛構)의 검찰개혁 이후는 절망적이다. 검찰 요직은 특정지역 출신이거나 정권에 우호적인 인물로 거의 채워졌다. 일사불란 정권 친위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정권세력이 밤낮없이 외치던 대망의 검찰개혁은 그렇게 완성됐다. 뜻밖에도 개혁검찰은 대장동 비리의혹 앞에서 진가(眞價)를 드러내고 있다. 개혁의 민낯을 온 세상이 쏘아보는데도 그들은 부끄러워하지 못한다.

검찰개혁 허구…공수처는 수사실적 없이 사찰논란

출범하고 1년 된 공수처는 변변한 수사실적 하나 없이 ‘사찰 논란’에 휘청댄다. 언론, 정치, 법조, 학계의 눈 밖에 난 사람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무더기로 뒤졌다. 입맛대로 가히 전방위적이다. 이유는 물어봤자다. 감사원까지 기사 제보자를 색출한다며 간부들의 6개월 개인통화내역을 털었다. 올해 신년사에서 문재인은 “권력기관이 더 이상 국민 위에서 군림하지 못하도록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권력기관 개혁을 제도화했다”고 자랑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 범법행위가 드러나면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엄단한다? 사람들의 세상 보는 눈이 없는 줄 알지만 백성은 그 말귀를 모를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대장동 수사는 시늉 수준을 넘었다. 몸통을 위한 변죽 울리기 은폐수사에 급급한 그림이다. 화천대유 김만배는 첫 재판에서 “이재명 시장의 지시와 방침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람’이 또 세상을 떴다. ‘이재명 변호사비 23억원 대납의혹’ 관련 녹취록 최초 제보자 이모씨(54)가 왜 사망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민주당은 ‘대납 녹취 조작 의혹 당사자’라고 했다). 유족은 “여당과 이재명 후보측의 다양한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생전 SNS에 이렇게 썼다고도 한다. “찢(이재명 멸칭, 蔑稱)만 묻으면 다 죽는구나” “이재명 감방 보낼 입 가진 두 명이 차례로 죽었다”….

“비리 부패 투전판 수사하지 않는 대가 혹독할 것”

이재명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와 고인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다. 숨진 이씨 말대로 대장동 비극은 앞서도 있었다. 개발 핵심실무자였던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유한기, 개발 1처장 김문기 두 사람이 의문의 극단적 선택했다. 한 달 남짓 안에 세 사람이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야당 말을 빌리면) 오싹하고 섬뜩하다. 몸통수사가 어려워질 것을 걱정하며, 특검을 재촉하기는 이재명도 같다.


윤석열은 “이재명의 경기도와 성남시 비리 부패 투전판을 수사하지 않는 대가는 혹독할 것이다.” “대장동 수사는 은폐 정도가 아니라 안 하고 있으며, 수사를 뭉개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업설계자를 자칭한 의사결정권자가 돈을 벌게 해 준 배임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데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것은 설명이 안 된다. 그 많은 수익이 어디로 갔는지도 수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유일의 치적은 윤석열, 최재형을 검찰총장, 감사원장에 발탁한 것일 듯하다. 뒤늦게 촛불들은 탄식했을 지라도 대다수 국민에게 그것은 ‘신의 한 수’였다. 나라를 구하다시피 한 두 사람은 한동안 충무공 이순신급 영웅 대접을 받았다. 촛불권력 앞에 그들마저 허접하게 고개 숙였으면 정권교체 희망은 오래 전에 물 건너갔을지 모른다. 아마 유사(類似)전체주의가 나라를 뒤덮고, ‘붉은 적폐’의 기개(氣槪)가 하늘을 찌르고 있을 것이다.


이재명 지지율은 30%대에 멈춰 섰다. 민심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나라의 현재를 말아먹고 미래를 저당 잡히려는 시도에 너그러울 국민은 없다. 국정에 실패한 정권을 딛고 정권창출, 정권연장을 부르짖는 것은 양심이 없는 짓이다. 이재명은 문재인 촛불혁명정권에서 한 솥 밥을 먹는 식구다. 나라를 거덜 낸 것에 함께 참회하는 순서가 먼저여야 했다.

거짓말 안 하는 전문가들에게 일 맡기는 게 최선

선거에서 공약은 중요하나 전부는 아니다. 공약이 승패를 가른다면 나랏돈 거덜 낼 궁리하는 것만으로도 선거운동은 부족하지 않다. 공약으로 당락이 갈린 경우는 있지도 않았다. 취임사였지만 감동적이기는 문재인의 약속이 압권이다. “기회는 균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 사실 문재인 공약은 이 두 문장에 다 들어 있다. 어떻게 됐는가.


윤석열은 윤석열다워야 한다. 들여다보면 투박하고 서툴 때 그는 더 빛난다. 검사 티를 벗지 못하는 것은 윤석열의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잠시 손해 보는 것 같으나 ‘정치초보’ ‘정치미숙’은 훈장일 수 있다. 누군가 윤석열에게 “말 수 줄이고 어투와 행동도 다 바꿔라”고 했다. 이 요구는 선거 끝날까지 2등으로, 영혼 없는 윤석열로 선거 치르라는 말과 같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만능일 수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국정운영은 정말이지 거짓말 안 하는 전문가들 잘 뽑아 함께 하면 된다. 반(半)풍수로 집안 망한 꼴을 한두 번 경험한 게 아니다. 최고존엄의 지도가 부족해 북조선이 저 모양인가. 윤석열은 타락한 촛불집단을 ‘국민 약탈세력’으로 불렀다. 그의 사명은 ‘붉은 적폐’ 청산 하나로도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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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한석동 전 국민일보 편집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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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오킬러 2022.01.16  12:25
    윤석열 범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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