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영화 뷰] "코로나19로 어렵다"지만 계속 탄생하는 '제1회 영화제'들


입력 2021.09.16 13:30 수정 2021.09.16 11:0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탄생도 중요하지만, 관심과 지원으로 지속 힘써야"

일회성 이벤트 영화제 지양돼야


코로나19로 극장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 그에 따른 한국 영화계의 격변 속에서 영화제들이 존폐와 변화의 과도기에 놓이게 됐다. 국내 대표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비대면을 거쳐 올해 규모를 축소한 정상 개최에 이르렀고,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역시 지난 4월과 7월 방역을 강조하며 OTT 플랫폼을 이용해 온라인 상영을 병행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영화제들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위기를 맞은 영화제도 존재했다.


20주년을 맞은 인디다큐페스티발은 영화제 개최와 사무국 운영을 잠정 중단했으며 미쟝센단편영화제는 영화제 형식의 페스티벌을 종료하고 경쟁 부문 공모를 받지 않았다. 2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그램들로 대체됐다.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을 겪으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환경 속 올해 '제1회' 타이틀을 건 영화제들도 탄생했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 국내 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 예산을 50억 원에서 62억 2000만 원으로 증액해 총 영화제 27개와 시상식 5개를 지원했다. 하지만 지원 명단에서 올해 첫 회를 맞은 영화제는 없었다. 영진위 관계자는 "첫 회 영화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없지만, 올해는 아쉽게도 첫 회 영화제는 최종 심사지원 명단에 없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불교 영화를 소개하는 2021 세계일화국제불교영화제, 소상공인이 주제인 소담영화제, 지역 인재 발굴을 위한 화백국제단편영화제, 성북청춘불패영화제,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서울 락스퍼인권영화제, 국내최초 유방암을 주제로 한 핑크 리본 영화제, 친환경 생활을 확산시키려는 생활ESGX남양주 영화제들이 올해 첫 개최를 마쳤거나 바쁘게 개최를 준비 중이다. 기존 영화제가 코로나19를 맞이하며 고민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 방역 방침을 적용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 사단법인 날마다좋은날이 주최하며 동국대 영상대학원이 주관한 세계일화국제불교영화제는 개막일을 포함한 5일 동안 극장 상영 누적관객 1800여 명, 주요 영화 사전 예매율 80%를 기록하며 지난 8월 30일 폐막했다. 홍보팀은 "첫 개최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불자들과 일반 관객들로부터 큰 관심과 성원을 받았다. 이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로 인해 공연장 수용인원의 50%만 입장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얻은 값진 성과다"라고 자평했다.


울산국제영화제, 화백국제영화제, 성북청춘불패영화제 등은 지역의 이름을 딴 영화제들은 지자체와 협연해 만들어졌다. 영화산업이 지역 활성화는 물론 영화 산업 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젊은 영화 인재를 배출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핑크리본 영화제는 유방암 특화병원인 대림성모병원이 환우와 공감과 위로, 희망을 나누고 국민들의 유방암 인식을 높이기 위해 개최했다.


긍정적인 개최의도와 나비 효과들을 기대하며 영화제의 탄생은 분명히 반가운 현상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영화제들은 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순천만 세계동물영화제는 지난해 7회를 끝으로 폐지됐으며 안양시가 주최한 청소년 국제영화제는 3년 만에 사라졌다.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1회 김포평화생태영화제는 아직까지 2회 개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영화제의 장벽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지 못한 것도 요인이지만 영화인들이 아닌 지자체 관계자들이 주도권을 쥐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한 영화제 관계자는 "일회성 이벤트 형식으로 볼 것이 아닌 지역에서 꾸준하게 영화 기반을 갖출 수 있는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는 폐지되면서 영화제 사무국 운영자를 해마다 바꾼 인력 구조로 비판을 들었다. 새로 개최되는 영화제들은 이런 패착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영화제의 탄생도 중요하지만 지속되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