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 더 밴드' 4만 돌파…빠더너스가 관객을 움직인 방법 [D:방송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5.31 10:38  수정 2026.05.31 10:40

작품 자체뿐 아니라 수입 과정에도 관심…빠더너스, 영화 선택 과정까지 공개

극장가에서 캐나다발 B급 코미디 영화 '너바나 더 밴드 : 전설적 밴드 '너바나'와는 별 관련 없는 '너바나 더 밴드'의 콤비 맷과 제이. 어느 날 공연을 위해 타임머신을 만드는 황당한 작전을 세우고 처음 만났던 17년 전으로 돌'(이하 '너바나 더 밴드')가 의미있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 개봉한 '너바나 더 밴드'는 개봉 11일 만인 31일 누적 관객 수 4만 명을 돌파하며 독립·예술영화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너바나 더 밴드'는 2007년 온라인 연재로 시작해 캐나다 공중파까지 진출하며 마니아층을 모았던 TV 시리즈 '너바나 더 밴드 더 쇼'의 극장판이다. 출연자인 맷 존슨이 연출을 맡았고 음악가인 제이 맥캐럴이 각본과 주연을 함께 소화했다.


영화는 전설적인 밴드 너바나와는 아무런 관련 없는 무명 콤비 맷과 제이가 리볼리 공연장 무대에 서겠다는 목표 하나로 황당한 작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공연장에 직접 연락하는 대신 스카이다이빙을 하거나 시간 여행으로 인지도를 얻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17년 전 처음 만났던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이후 엉뚱한 시간 여행 소동 속에서 우정에 균열이 생기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모큐멘터리 방식을 활용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은 황당한 설정에 현실감을 더하고, 두 주인공의 허술하면서도 진심 어린 관계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B급 코미디 특유의 자유분방한 유머와 예상치 못한 전개도 영화의 매력으로 꼽힌다.


영화는 타임머신과 시간 여행이라는 기상천외한 설정을 내세우면서도 실제 관객들이 언급하는 지점은 맷과 제이의 관계다. 늘 엉뚱한 사고를 치고 실패를 반복하지만 결국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이 웃음 너머의 공감을 만들어냈다.


국내에서 '너바나 더 밴드'가 주목받은 이유는 작품 자체뿐 아니라 수입 과정에도 있다. 영화는 문상훈이 이끄는 코미디 크루 빠더너스(BDNS)가 지난해 칸 필름마켓을 통해 직접 발굴해 수입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빠더너스는 최고의 코미디 영화를 찾기 위해 칸, 로스앤젤레스, 홍콩 등 세계 곳곳을 돌며 작품을 찾는 과정을 유튜브 콘텐츠로 공개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기 전부터 빠더너스가 어떤 작품을 검토했고, 왜 이 영화를 선택했는지, 수입을 결정하기까지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해외 독립영화가 국내에 들어오는 과정은 관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지만, '너바나 더 밴드'는 작품을 발굴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그린나래미디어가 공동 수입에 참여했으며, 캐나다 출신 뮤지션 타블로와 그의 딸 하루가 한국어 번역을 맡아 현지 유머와 대사의 결을 살렸다.


'너바나 더 밴드'는 관객들이 영화를 접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빠더너스 팬들은 단순히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한 것이 아니라 작품을 찾아오는 과정부터 개봉까지의 여정을 함께 지켜봤다. 영화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크리에이터에 대한 신뢰가 자연스럽게 관람으로 이어졌고, 이후 관객들의 자발적인 추천이 더해지며 흥행 흐름이 만들어졌다.


4만 명이라는 숫자는 대형 상업영화와 비교하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인지도가 높지 않은 캐나다 코미디 영화가 크리에이터 팬덤과 입소문을 바탕으로 관객을 모았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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