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지독한 ‘미니시리즈 징크스’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08.14 21:54  수정

<아이엠 샘>,<사육신> 끝없는 동반 부진

넷심과 시청률의 엇갈리는 부조화 언제까지?

KBS 드라마의 미니시리즈 부진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재 방영중인 KBS 월화극 <아이엠 샘>과 수목극 <사육신>은 모두 평균 6% 이하(TNS 미디어리서치)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아끌지 못하고 있다.



KBS의 계속된 평일 미니시리즈 침체는 이제 징크스에 가깝다. 특히 월화극 시장의 경우, 2005년 상반기 방영됐던 한채영 주연의 <쾌걸 춘향>을 끝으로 벌써 2년 반 동안 시청률 20% 이상이나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한 히트작을 한 편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방영됐던 <안녕하세요 하느님>,<미스터 굿바이>,<봄의 왈츠><포도밭 그 사나이>,<구름계단>,<눈의 여왕> 등이 줄줄이 고배를 들었고, 2007년에 들어서도 <꽃피는 봄이 오면>,<핼로 애기씨>,<꽃찾으러왔단다>,<한성별곡-정>등이 모두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한 극심한 부진을 거듭했다.

지난해까지 꾸준한 히트작을 배출해왔던 수목드라마 시장도 올해 들어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2007년 첫 스타트를 끊었던 <달자의 봄> 정도가 10% 후반대의 시청률로 선전했을 뿐, 후속작인 <마왕>과 <경성스캔들>은 나란히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월화극 시장에서 <주몽>(MBC)이나 <내 남자의 여자>(SBS), 수목극 시장의 <쩐의 전쟁>(SBS)처럼 막강한 경쟁작들과 격돌했던 대진상의 불운도 무시할 수 없지만, 가장 큰 문제는 KBS 미니시리즈들이 완성도에 대한 평가와는 별도로, 보편적 대중성에서 시청자들과의 교감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왕>,<경성스캔들>,<한성별곡-정>등은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소수 시청자와 네티즌의 열렬한 지지를 바탕으로 여느 인기작 못지않은 ‘마니아 드라마’로 검증받은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장르극과 새로운 실험정신을 표방한 작품들에 젊은 시청자들은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정작 열렬한 ‘넷심’이 시청률이라는 성적표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데 마니아 드라마들의 고민이 있다. 파격적인 실험성이나 장르적 매력에 비하여 최근 채널선택권을 쥐고 있는 중장년층 관객들에 어필할만한 대중적인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큰 원인.

한편으로는 구태의연한 ‘시청률 집계’를 넘어서 드라마의 인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도입되어야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최근 방영되고 있는 <아이엠 샘>과 <사육신>의 경우, 마니아 드라마라는 평가로 포장하기도 어려운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아쉬움이 크다. 일본 만화 ‘교과서엔 없어’를 원작으로 한 명랑학원물 <아이엠 샘>은 연기파 배우 양동근과 떠오르는 샛별 박민영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일본 원작의 한국적인 번안이나 연출 면에서 치밀함이 떨어져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육신>의 경우, 국내 방송최초의 남북합작 드라마라는 기념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할만한 작품으로서는,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 면에서는 낯설고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내와 해외의 최신 드라마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는, ‘21세기에 70년대 재연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사실.

이 같은 미니시리즈의 부진 장기화는 공교롭게도 KBS 드라마가 일일극 <하늘만큼 땅만큼>과 주말극 <대조영> 등 가족드라마와 시대극 장르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기에 더욱 아이러니하다. 젊은 시청자들의 취향과 사회적 흐름에 민감한 요즘 드라마들의 추세를 감안할 때, KBS 미니시리즈들의 트렌디한 기획력에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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