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성장펀드 25건 모두 원안가결…심의 아닌 ‘통과의례’?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9.17 07:01  수정 2026.09.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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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위 22차례·25개 전부 원안 통과…23건 만장일치

2곳 반대 1표씩에도 수정 없이 가결…부결·보류·재심의 ‘0건’

공정성·독립성 내건 2단계 심사…상정 전 검토 과정은 비공개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 운영되는 국민성장펀드가 올해 심의한 자금지원 25건 모두 '원안가결'로 통과하면서 2단계 심사가 독립적인 검증과 견제라는 취지에 맞게 작동하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국민성장펀드가 올해 심의한 자금지원 안건 25건이 투자심의위원회와 기금운용심의회를 거치면서 모두 원안대로 가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는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2단계 심사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심의 과정에서 부결·보류·재심의된 안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일단 심의 테이블에 오르면 모두 원안대로 통과한 것이다.


이 때문에 2단계에 걸친 심사가 실질적인 검증보다 이미 선별된 안건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산업은행(산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국민성장펀드가 심의한 25개 자금지원 안건은 투심위와 기금운용심의회를 거쳐 모두 원안가결됐다.


산은은 의원실 질의에 “부결·보류·재심의한 자금지원 안건은 없다”고 밝혔다.


투심위는 이 기간 총 22차례 열렸다. 25개 안건 가운데 23건은 출석위원 만장일치로 원안 가결됐다.


심의 대상에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과 삼성전자 평택 AI반도체 생산기지, 네이버 세종 AI데이터센터, 국가 AI컴퓨팅센터,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 이차전지 마더팩토리 등이 포함됐다.


이중 업스테이지와 퓨리오사AI 직접투자 안건에서는 각각 반대표가 1표씩 나왔음에도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민성장펀드 자금지원은 사무국 예비심사를 거쳐 투심위와 기금운용심의회가 다시 심의하는 구조다.


산은 내 국민성장펀드 사무국은 신청된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사업 내용을 보완한다. 이후 자금지원 대상 여부와 계획사업의 타당성 등을 예비검토한다.


예비심사를 거친 안건은 투심위가 자금지원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심의한다. 기금운용심의회는 투심위를 거친 안건의 자금지원 여부를 최종 의결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2단계 심사체계는 개별 사안별 최적의 전문가로 구성된다. 이는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또 투심위와 기금운용심의회의 심의 및 승인은 금융위와 독립적으로 이뤄진단 설명이다.


다만 투심위 상정 전 사무국의 예비심사 과정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가이드북에는 대출·투자 신청서를 받아 자금지원 대상 여부와 사업 타당성을 예비검토한다고만 제시돼 있다.


구체적인 선정 기준과 절차는 산은이 운영하는 국민성장펀드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하기 어렵다.


상정 전 선별 과정은 비공개로 부치고, 이후 투심위와 기금운용심의회에 오른 안건은 모두 원안 가결된 셈이다.


조정훈 의원은 “금융위는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2단계 심사를 도입했다고 설명했으나 25건을 심의해 모두 원안 가결됐다”며 “2단계 심사에서도 부결·보류·재심의 사례가 없다면 독립적인 검증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 정책금융인 만큼 심의 상정 전 탈락·보완 현황과 단계별 심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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