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주 걸리던 시진핑 축전 답신, 올해는 사흘 만에
"언제나 중국 동지들과 굳게 손잡고 나아갈 것"…유대감 강조
7년만에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8일 금수산영빈관에서 회담 후 악수하며 기념촬영하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러시아와 군사·경제적 밀착을 이어가며 중국과 다소 거리가 벌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정권 수립 78주년(9·9절) 축전에 러시아보다 먼저 답전을 보내면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이 지난 9일 보낸 축전에 사흘 만에 답전해 깊은 사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북한 매체에 9·9절을 계기로 한 김 위원장의 러시아 측 답전이 보도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시 주석에 대한 답전이 러시아보다 먼저 이뤄진 셈이다.
이같은 신속한 답신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이 보낸 9·9절 축전에 약 2주 뒤인 9월 20일 답전을 보냈지만 올해는 사흘 만에 회신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답전을 두고 "북중 관계가 다시 복원되면서 긴밀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한동안 중국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소원해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올해 들어 시 주석의 방북과 양국 고위급 교류가 잇따른 데 이어 답전 시점까지 빨라지면서 관계가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북중 간 정상 및 고위급 교류는 이전보다 활발해졌다. 지난 6월 시 주석이 7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데 이어 7월에는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가 중국을 찾아 리창 국무원 총리 등을 만났고, 중국 권력서열 4위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도 북한을 방문했다. 6월 정상회담 이후 한 달여 만에 양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연이어 교류한 데 이어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신속한 답전까지 나온 것이다.
이번 답전에서는 북중 간 유대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축전이 북한 노동당원들과 주민들에게 힘과 고무가 된다고 평가하면서 "전통적인 조·중 친선 협조 관계를 보다 훌륭하게 가꾸고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여정에서 언제나 중국 동지들과 굳게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통적 친선 협조 관계'는 이미 전부터 많이 쓰던 표현"이라면서도 "이번 답전에서는 '형제적 중국 인민' 등 양국 간 유대를 강조하는 표현들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대중관계가 다시 주목받는 것은 북러 밀착과 맞물려 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군사·경제적 협력을 확대하며 대외관계의 무게중심이 러시아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나란히 선 데 이어 올해 시 주석의 방북, 양국 총리급 교류, 이번 답전까지 이어지면서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도 다시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비롯한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도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대외관계의 선택지를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정치·경제·군사적 역할이 서로 다른 만큼 북한으로서는 양국과의 관계를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 대외적 입지를 넓히는 데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