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공개 녹취 "보고 싶어 눈물", "오빠 달려갈게"
6일 공개 녹취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 알았어"
한동훈 '성공한 로비, 로멘틱'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사건 브로커와 긴밀한 관계였다는 의혹이 연일 제기되며 그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가뜩이나 김 후보자의 지명이 ‘공소취소를 위한 포석’이라는 의혹을 국민의힘이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논란을 무릅쓰고 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해당 의혹에 대한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비례대표 의원직 연임에 장관 겸직 고수,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고위당직 임명 및 급여 수령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김승원 후보자를 향한 공세를 분산시키기 위한 ‘미끼’라는 분석이 나경원 의원 등을 통해 제기됐었지만, 현 상황에서는 용혜인 이슈로도 김승원 논란을 덮기 힘든 형편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6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브로커 양모 씨의 통화 녹취록을 두 번째로 공개하며 김 후보자가 양 씨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 의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12일 양씨와의 통화에서 “그럼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번 해볼게”라며 “아, 뭐 식약처장 알 테니까. 그럼 그렇게 3상 허가를 빨리 내서 어쨌건 결과를 봐야될 거 아니냐. 그런 식으로 직접 처장님이 챙겨봐 달라고, 어, 보고해달라고 할게”라고 했다.
같은 날 이어진 2차 통화에서 김 후보자는 “내가 말씀을 드렸고 일단 확인해서 나에게 보고를 해준다고 하니까 한번 기다려보시고 처장께서는 모든 가용화 인력을 배치해서 진행을 빨리 하는 거를 돕고 있다 이렇게 원칙적인 이야기를 하네”라고 말했다.
양씨의 청탁을 받은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직접 전화한 뒤, 통화한 내용을 다시 양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양씨는 “맞아요. 그래서 오늘 자료 주려고 했는데 또 다른 담당자가 오늘 주지 말라고 이게 담당자끼리 책임 회피인데 조금 이슈사항이니까 담당자들이 연락은 오는데 과장 선에서 넘어가지를 않는다고 해요”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과장 선에서 막혀있다? 알았어”라고 양씨를 안심시켰다.
한 의원은 양씨의 청탁이 실제 실무진까지 전달된 ‘성공한 로비’라고 평가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같은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의 비서인 고모씨가 식약처 임상정책과장에게 “과장님, 김승원 의원이 따로 문자를 보냈다. 처장님이 챙겨보되, 다음부터는 그쪽에서 이런 얘기 안나오게끔 해달라고 하셨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한 의원은 “김승원 후보자의 로비를 받은 김강립 식약처장은 ‘바로 그 막혀있던 과장 김모씨에게’ 청탁사실을 전달한다”며 “로맨틱하고 성공적이네요”라고 비꼬았다.
앞서 한 의원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 씨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내용을 보면, 김 후보자는 2022년 2월 8일 양 씨와의 통화에서 “동생,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나네 그냥”이라고 말했고, 양 씨는 “오빠, 지금 달려갈게”라고 답했다.
이후 “어디야”(양 씨), “여의도야”(김승원), “나 하남인데 1시간 후에 도착인데 그래도 돼?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할 테니까 주소 주세요”, “잠시만…아 우리 법원 인사철도 있고 그래서”, “아 너무 긴가?”, “기다릴게” 등의 대화가 차례로 이어졌다.
같은 날 이뤄진 2차 통화에서도 “20∼30분밖에 못 보면 아쉽잖아”(김승원) “안 아쉬워.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으니까 일단 있어봐”(양 씨), “그래그래 있을게” 등 공적 관계인 남녀의 대화로 보기 힘든 말들을 주고받았다.
한 의원은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2021년 10월 양 씨가 다른 사람과 통화한 녹취록도 올렸다.
양 씨는 이 녹취록에서 신약 임상실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 “인허가 푸는 거는 승원 오빠”라며 “승원 오빠가 식약처장에다가 얘기하고 오늘 또 ‘보건복지부에다가 푸시 해줄까. 후원금도 500만원밖에 안 되니까 너가 잘 돼야지. 너보고 다 움직이는 건데’라고 그랬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양씨의 청탁에 따라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에게 해당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검찰은 직접적인 금품 수수가 없고 청탁의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후 2022년 2월께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씨, 영장 담당 판사인 정모 씨가 함께 사진 찍은 사진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은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정모 판사와 양 씨를 우연히 마주쳤을 뿐, 이후 이들과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의원이 잇달아 김 후보자와 양 씨의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녹취록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김 후보자 측은 공개적으로 거짓 해명을 한 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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