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벅찬 AI 수요…삼성·SK HBM 호황 장기화 힘받는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8.27 10:50  수정 2026.08.27 10:50

2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106%↑, 3분기 매출 전망도 기대

AWS도 GPU 200만개 추가 배치, 빅테크 AI 인프라 투자도 계속

메모리 가격 압박에도 엔비디아 공급약정 1190억→2790억달러

ⓒ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전망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 장기화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가속기 수요가 공급능력을 웃돌고 있는 데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2028년까지 엔비디아 GPU 200만개를 추가 배치하기로 하는 등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도 계속되면서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AI 서버 구축 비용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투자가 꺾이지 않으면서 블랙웰에서 베라 루빈으로 이어지는 HBM 수요도 당분간 견조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7일 엔비디아에 따르면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962억2100만달러(약 133조 2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달러로 117% 늘며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도 1080억달러에 오차범위 ±2%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 1041억9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실적보다 눈길을 끈 것은 향후 수요에 대한 엔비디아의 자신감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028회계연도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 CEO는 "수요는 70%보다 훨씬 크다"며 현재 확보한 공급능력을 감안해 70%의 성장 전망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통상 1년 뒤 실적까지 전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장기 전망이다. 시장 예상치는 약 44%였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수요가 가속하고 있다"며 고객사 전망을 토대로 내년 성장세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현재 공급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특히 메모리 부족이 성장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봤다.


메모리 비싸져도 AI 투자 계속…AWS GPU 200만개 추가

빅테크의 실제 투자 계획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엔비디아와 AWS는 실적 발표와 같은 날 2027~2028년 AWS의 글로벌 인프라에 엔비디아 GPU 200만개를 추가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블랙웰 울트라뿐 아니라 차세대 루빈과 루빈 울트라까지 도입 대상에 포함됐다. 양사는 AI 인프라에 대한 고객 수요가 계속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AI 서버 가격 상승 우려와 대비된다. 블룸버그는 메모리 칩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엔비디아 AI 칩을 탑재한 일부 서버 가격이 내년 초 15%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럼에도 AWS가 차세대 GPU까지 대규모로 추가 확보하고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매출 전망을 제시하면서 높아진 서버 가격에도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 흐름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도 향후 수요에 대비해 공급망 선점에 나섰다. 엔비디아의 공급 및 생산능력 관련 약정은 직전 분기 1190억달러에서 2790억달러로 한 분기 만에 2.3배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향후 수년간 현재와 차세대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스템에 필요한 메모리와 제조시설 확보가 주된 대상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엔비디아에는 부담이다. 2분기 75.0%였던 매출총이익률은 3분기 74.0%±0.5%포인트로 낮아질 전망이다. 크레스 CFO는 메모리와 기타 부품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며 4분기 매출총이익률이 71~72% 수준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HBM의 물량과 가격 측면에서 우호적인 환경이다. 엔비디아가 높은 부품 가격에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장기간 공급능력 확보에 나서고 있고, 고객사 역시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가속기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HBM 공급사들의 협상력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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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 출하 본격화…삼성·SK HBM4 수요 확대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의 공급 확대도 HBM4 수요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베라 루빈이 고객사 출하를 시작했으며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코어위브와 구글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라클클라우드인프라, 네비우스 등에서 루빈 기반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HBM4 공급 확대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 양산과 상용 제품 출하를 시작했다. 지난 3월 엔비디아 GTC에서는 자사 HBM4가 베라 루빈 플랫폼용으로 설계됐다고 밝혔으며 차세대 HBM4E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엔비디아와 다년간 기술 파트너십을 맺고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와 베라 CPU 등에 들어가는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실적 자료에서도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데이터센터 부문의 주요 성과 가운데 하나로 다시 언급했다.


베라 루빈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 공급 확대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와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SK텔레콤·네이버·브룩필드와는 DSX 플랫폼 기반의 기가와트급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크레스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cuLitho를 반도체 공정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과 LG·현대자동차그룹과의 AI 협력도 직접 언급했다. 엔비디아가 메모리 공급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제조, 모빌리티까지 국내 기업들과 협력 범위를 넓히면서 한국이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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