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던 키움, 끝내기 만루포로 KIA 울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23 20:51  수정 2026.08.23 20:51

백업 포수 김재현, 9회 극적 역전 끝내기 만루포

키움, KBO 역대 최초 한 시즌 끝내기 만루포 2회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린 김재현. ⓒ 키움 히어로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9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김재현의 극적인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앞세워 KIA 타이거즈를 무너뜨렸다.


키움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와 홈경기에서 8-7 승리했다.


승부의 추는 경기 막판까지 KIA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KIA는 3회 리그 홈런 선두 김도영의 시즌 38호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6회 박재현의 2타점 3루타가 터졌고, 8회에는 김태군의 2점 홈런과 김선빈의 적시타까지 더해 7-2로 달아났다.


9회말에 접어들었을 때만 해도 KIA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키움은 마지막 공격에서 믿기 힘든 반전을 연출했다.


선두타자 권혁빈이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1사 후에는 서건창과 추재현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세이브 상황이 되자 KIA 벤치는 이태양을 내리고 새 마무리 이의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키움의 추격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맷 데이비슨이 이의리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안치홍이 볼넷을 골라내며 4-7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대타 여동욱이 이의리의 시속 157㎞ 강속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웃 카운트는 2개, KIA가 승리까지 아웃 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둔 순간이었다.


그리고 타석에 김재현이 들어섰다. 9회초 대수비로 투입된 김재현은 올 시즌 타율 0.100(10타수 1안타)에 그칠 정도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베테랑 백업 포수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그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이의리의 시속 155㎞ 직구를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쭉 뻗어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순식간에 8-7. 5점 차 열세가 단 한 방에 뒤집혔다. 김재현의 시즌 1호 홈런이자 KBO리그 통산 26번째 끝내기 만루 홈런이었다.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린 김재현. ⓒ 키움 히어로즈

김재현에게는 더욱 특별한 홈런이었다.


이번 홈런은 프로 통산 8호에 불과하며, 그가 담장을 넘긴 것은 2022년 5월 25일 LG 트윈스전 이후 무려 1551일 만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홈런이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 중 하나로 이어졌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김재현의 홈런이 KBO리그 역사에 남을 진기록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3점 차로 뒤진 팀이 2사에서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린 것은 KBO리그 역사상 세 번째다.


첫 사례는 1995년 7월 25일 삼성 라이온즈 이동수가 한화 이글스 구대성을 상대로 3-6에서 날린 끝내기 만루포였다. 두 번째는 2002년 4월 10일 롯데 자이언츠 김응국이 삼성 김진웅을 상대로 2-5에서 터뜨린 만루 홈런이다. 그리고 24년 만에 김재현이 세 번째 주인공이 됐다.


여기에 또 하나의 기록도 완성됐다. 키움은 올 시즌에만 두 차례 끝내기 만루 홈런을 기록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앞서 지난 5월 10일 kt 위즈전에서는 안치홍이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렸고, 이번에는 김재현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특정 구단이 한 시즌에 끝내기 만루 홈런을 두 차례 기록한 것은 KBO리그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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