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의 쾌거’ 이소희·백하나, 세계1위 꺾고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 우승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23 21:01  수정 2026.08.23 21:01

여자 복식 이소희-백하나. ⓒ EPA=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복식의 간판 이소희-백하나 조가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31년 묵은 한을 풀었다.


세계랭킹 3위 이소희-백하나는 23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세계 1위 류성수-탄닝(중국) 조를 세트 스코어 2-0(21-15 21-15)으로 완파하고 챔피언에 올랐다.


한국 여자 복식이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것은 1995년 스위스 로잔 대회 길영아-장혜옥 조 이후 무려 31년 만이다. 한때 12주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던 이소희-백하나는 이번 우승으로 그간 류성수-탄닝 조에 당했던 최근 4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통쾌한 복수극을 완성했다.


올 시즌 슈퍼 1000 대회인 말레이시아 오픈(은메달), 인도 오픈(동메달), 전영 오픈(은메달) 등 굵직한 메이저 대회마다 시상대에 오르며 ‘빅게임 헌터’의 면모를 보여준 이들은 마침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화려한 결실을 맺었다. 이소희는 과거 신승찬과 함께 딴 동메달(2014년), 은메달(2021년)에 이어 이번 금메달까지 추가하며 세계선수권 메달 컬렉션을 완성했다.


세계 최강 중국을 상대한 결승전이었지만, 경기 양상은 이소희-백하나의 압도적인 우위였다. 백하나가 네트 앞을 완벽히 지배하며 상대 타이밍을 빼앗았고, 후위의 이소희는 정교한 수비와 날카로운 공격으로 코트를 넓게 활용했다.


1게임 시작과 동시에 연속 5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 조는 단 한 차례의 동점조차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첫 세트를 가볍게 따냈다.


2게임은 승부처였다. 중국의 거센 반격 속에 경기 후반 13-12까지 추격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여기서 한국 특유의 짠물 수비와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무려 67차례나 오간 숨 막히는 장구한 랠리 끝에 결정적인 득점을 올린 이소희-백하나는 내리 5점을 쓸어 담아 18-12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멘탈이 무너진 중국 조는 막판 범실을 연발했고, 결국 상대의 마지막 타구가 네트에 걸리는 순간 31년 만의 금빛 환호성이 뉴델리 코트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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