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복귀전서 야마구치 꺾고 세계선수권 정상
한 달간의 재활 무색하게 만든 완벽 경기력
안세영. ⓒ AFP=연합뉴스
‘세계 1위’ 안세영(24·삼성생명)이 자신을 가장 괴롭혔던 상대마저 넘어섰다.
부상 복귀전이라는 물음표도, 세계선수권 결승이라는 부담도 안세영을 막지 못했다.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완파한 안세영이 3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를 2-0(21-17 21-14)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대회 이후 3년 만에 다시 세계선수권 정상에 선 안세영은 개인 통산 두 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은 부상에서 돌아온 첫 대회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안세영은 지난 일본오픈 도중 왼쪽 발에 통증을 느낀 뒤 대회를 마치고 재활에 집중했다. 약 한 달간 코트를 떠났던 안세영에게 이번 세계선수권은 복귀 무대였다.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안세영은 대회 초반부터 특유의 탄탄한 수비와 정확한 공격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4강에서는 중국의 왕즈이(세계랭킹 5위)를 2-0으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마지막 상대는 야마구치였다. 야마구치는 안세영에게 유독 까다로운 상대다. 이번 결승 전까지 상대 전적은 안세영이 19승 15패로 앞섰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 가운데 이처럼 팽팽한 승부를 이어온 상대는 흔치 않았다. 안세영에게 ‘천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이유다.
다만 최근 흐름은 달랐다. 안세영은 야마구치를 상대로 5연승을 달리며 자신감을 쌓았고, 세계선수권 결승에서도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안세영. ⓒ AP=연합뉴스
1게임 초반부터 안세영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경쾌한 스텝을 앞세워 연달아 득점을 올렸지만 야마구치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7-7에서 안세영이 연속 득점으로 9-7을 만들며 조금씩 흐름을 가져왔다. 이후 11-8로 앞선 채 인터벌에 들어갔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결승은 만만하지 않았다. 인터벌 이후 야마구치가 강하게 압박하면서 안세영은 12-12 동점을 허용했다. 점수 차를 벌렸다가 다시 추격을 당하는 팽팽한 흐름이 반복됐다.
승부처에서 더 단단했던 쪽은 안세영이었다. 안세영은 특유의 끈질긴 수비로 야마구치의 공격을 받아낸 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20-17로 게임 포인트에 도달했고, 21-17로 첫 게임을 가져왔다.
첫 게임을 내준 야마구치는 2게임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안세영은 시작과 함께 3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한 점 차로 끌려가던 그는 7-6에서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격차를 벌리며 11-7로 인터벌을 맞았다.
후반 들어 야마구치가 다시 추격에 나섰지만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긴 랠리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으며 16-11까지 달아났다. 승부의 흐름을 사실상 결정지은 것은 18-13을 만든 긴 랠리였다. 결정적인 득점에 성공한 안세영은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왔고 그대로 우승까지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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