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멱살 사태' 권영진 사과 받고 선처 요구
장동혁 요구 반영해 선관위 특검법 합의
당권파·비당권파 긴장관계 속 조율 과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원내대표가 의원에게 멱살을 잡히는 초유의 사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선택은 강경 대응이 아닌 '수습'이었다. 취임 두 달을 맞은 정 원내대표는 당내 충돌 국면에서는 포용을, 대여 협상에서는 실리를 택하며 원내사령탑으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6월 10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 가장 먼저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다. 같은 달 16일 5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4선, 3선, 재선, 초선 의원들과 차례로 오찬·만찬을 이어가며 당 쇄신 방안과 지도체제,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 등을 두루 논의했다. 계파와 선수 구분 없이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접점을 찾는 데 주력하며 내부 결속에 공을 들였다는 평가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도 정 원내대표는 '봉합'에 무게를 뒀다. 지난달 23일 권영진 의원이 상임위원장 배분에 반발해 원내대표실을 찾아와 정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지만, 최고위원회가 권 의원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한 상황에서도 정 원내대표는 권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윤리위에도 선처를 요청했다. 권 의원은 이후 입장문과 의원총회에서 거듭 사과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 징계 문제에 대해서도 원칙론을 유지했다. 윤리위가 6·3 지방선거 전후로 접수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을 심의하는 것과 관련해 "징계는 절차 개시 여부와 대상, 수위 모두 많은 당원과 의원,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정도가 돼야 한다"고 밝히며 특정 방향에 힘을 싣기보다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당내 갈등 관리와 별개로 원내 협상에서는 실리를 앞세웠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를 비롯한 10개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국민의힘은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하지 않자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한 협상 카드로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지난달 21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처리에 합의했고, 국민의힘도 남은 7개 상임위원장직을 맡기로 하면서 국회는 54일 만에 정상화됐다.
선관위 특검법 협상 과정에서는 장동혁 대표와의 이견도 조율했다. 장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합의안에 '선관위 서버'를 수사 대상으로 명시해야 한다며 추인을 미루자는 의견을 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해당 요구를 반영해 민주당과 재협상에 나섰고,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결국 본회의에서 특검법이 처리됐다.
야권과의 접점도 넓혔다. 정 원내대표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공소취소 문제와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현안을 논의했다. 대여 공세를 위한 범야권 공조 가능성을 모색하며 원내 협상력 확대에 나선 행보로 평가된다.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등을 거치며 쌓은 조정 능력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당권파와 비당권파간 갈등으로) 당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원내대표를 맡았지만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국회를 정상화했으며 국정조사와 특검법도 관철시켰다"며 "의원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민심을 바탕으로 중심을 잡는 것이 정 원내대표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다만 '봉합 정치'의 시험대는 이제부터라는 평가도 나온다. 윤리위가 징계 절차를 개시하는 등 당권파와 친한계를 비롯한 비당권파의 긴장 관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원내대표로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당내 이견을 조율하며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향후 리더십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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